여성을 위한 소셜클럽, 굿루쓰

어떻게 힐링하세요?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갈수록 꿀맛 같은 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방법은 각양각색입니다. 여기 조금 독특한 힐링의 한곳을 찾아 그들의 시간을 들여다 봅니다.

프랑스의 상류층 여자들은 살롱문화를 즐겼다. 남자에 비해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던 그 시절의 여자들이 응접실을 친구들에게 공개하며 시작된 것이 바로 살롱(Salon)이다. 그녀들은 차와 음식을 즐기며 폭넓은 대화를 나눴고, 시간이 흐르면서 작가와 예술가를 다수 포함한 사교의 장으로 성장했다. 이 멋진 의미의 살롱이 우리 곁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벧엘의 옛 지명, 루스
창세기 28장 10절에서 22절은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던 야곱의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밤이 되고, 하루 종일 걸어 다리는 아픈데 유숙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돌 하나를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누웠다. 그 다음은 너무나 유명한 줄거리이다. 야곱은 꿈속에서 하늘에 닿은 사다리를 보았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특별한 보호하심의 축복을 약속받는다. 꿈에서 깨어난 야곱은 이곳이 ‘하나님의 집이고 하늘의 문’이라고 고백하며, 그곳 지명을 벧엘이라 명명한다. 그런데 벧엘의 본래 이름이 루스다.
“야곱이 하나님을 만난 곳이 루스잖아요. 굿루쓰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변화되는 삶 살기를 원해요.” 살롱 굿루쓰의 임경숙 대표의 말인데, 그녀의 바람은 고객의 반응으로 이어진다. “친구네 집 놀러온 거 같이 편안해서 좋네요”, “정원이 소박하면서도 예뻐서 가을에 작은 음악회를 열어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성북구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객의 반응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임 사장의 오랜 인생의 화두는 ‘영향력’이다.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어떻게 하면 선한 영향력의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단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아 기르면서 그 꿈은 자연스레 멀어졌다. 어느덧 이십여 년이 훌쩍 흐르고, 남편과 노후에 대해 대화하면서 묻어두었던 꿈이 새록새록 떠올랐고, 남편이 동의하면서 결행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지금의 굿루쓰 자리를 찾아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말렸다. 조용한 전원주택단지에 자리잡은 카페와 레스토랑은 어쩌면 어울려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남편과 두 자녀는 임 사장 손을 들어주었고, 주저 없이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핑크 리본을 단, 마치 선물상자 같은 ‘굿루쓰’가 탄생했다.
굿루쓰에 중년 이상의 여자 손님들이 많은 이유, 그것은 단연 음식 맛 때문이다. 더욱이, 손님이 주문한 메뉴 이외에 텃밭에서 갓 따온 채소와 각종 유기농 재료로 멋진 음식을 뚝딱 만들어 대접한다. 예상치 못한 서비스 메뉴를 받아든 고객들은 그저 감동하고, 살롱 굿루쓰의 멤버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인테리어를 갤러리로 기획해 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은 임 사장의 대학친구인 동시에 양모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민경숙 작가로부터였다.
“우선 참 편안했어요. 친구 경숙이가 이 공간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귀하게 느껴지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역은 뭘까 기도했어요.”
이렇게 시작된 갤러리카페는 민경숙 작가의 ‘십자가전’을 시작으로 벌써 여러 작가의 전시회가 열렸다.

한국형 살롱에서 즐기는 아카데미
차와 음식을 만들기에도 바쁘지만 임 사장은 다시금 일을 냈다. ‘굿루쓰 아카데미’를 개설한 것. 지난 5월에 주 1회, 4주 동안 ‘커피교실’ 바리스타 초급반을 열었다. 홍보도 안했는데 인근 주민 십여 명이 모였고, 아주 재미있게 마감했다. 현재는 ‘영화교실’을 모집 중으로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가까운 미래, 굿루쓰는 ‘이주여성을 위한 문화원’으로 공간을 공유할 예정이다. 타국에 와서 문화적으로 언어적으로 낯선 이주여성들에게 요리, 언어 더 나아가 문학을 가르칠 예정이다. 그 날이 속히 오길 임 사장은 기대하고 있다.
언젠가 전원주택을 짓게 되면… 하지만 상상으로 끝날 때가 많다. 그럴 땐 실망하지 말고, 훌쩍 살롱 굿루쓰로 가는 거다. 그곳엔 원하는 게 다~ 있다. 그저 누리기만 하면 된다.
살롱에서의 빛나는 하루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평창로 37
(TEL) 070-8258-1328
(HP) 010-8326-9499
http://blog.naver.com/pishonks


<이승헌 사진전 ‘시선-blue’>

7월 7일부터 8월 31일까지 갤러리 굿루쓰에서 열려

고단한 삶 속에 가려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사진작가 이승헌 목사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오는 8월 말까지 굿루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모티브는 성경의 전도서이다.
‘창조주를 기억하되, 특히 젊은 날에 그리하라.’
작가는 성경의 말씀을 오랫동안 묵상하고 깨달은 결과를 카메라의 앵글 속에 부각시켰다. 그의 풍경을 다루는 방식이 독특하게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게 자연은 혹은 공간은 눈이라는 감각기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득하고 겪었던 지난날에 대한 기억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앵글 속 정서는 매우 차분하다. 어쩌면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낡고 빛바랜 소품이 만들어내는 풍경 탓이리라.
그러나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편안함과 함께 스스로 감지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온다. 바로 치유 진행형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강하게 돌아요. 블루는 시원스럽기도 하지만, 한마디로 치유를 선사하죠.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이유 모를 편안함이 드는 색채, 그것이 블루라고 생각해요.”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그의 작품을 보니, 풍경 속 조금은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이 푸른빛으로 인해 편안하게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다.
“치유는 보이는 것 그 너머의 것을 볼 수 있을 때 얻어지는 정서라고 할 수 있어요. 미지의 행복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어려울까요.”
그러나 그의 작품은 언어보다 쉽다. 응시하면 느껴지니까.
살롱 굿루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된다. 일 년 중 가장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빛, 편안한 분위기의 갤러리, 그리고 ‘시선-블루’의 작품들이 그 어느 해보다 정열적인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원영선 객원기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첫 직장을 광고대행사 대보기획에서 시작했다. 이후 방송작가로 변신, EBS, 기독교TV, KBS, CGN 등 일반과 교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베테랑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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