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청년 농부 그룹 ‘다바른’ 귀농해 만든 ‘농업 비즈니스 브랜드’

한 손에는 삽, 한 손에는 태블릿 PC
노트북과 태블릿 PC, 스마트폰과 아메리카노가 더 어울리는 청년들이었다. 동시에 하나님을 위해서 뭔가 하고 싶은 열정이 꿈틀거리는 청년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언제부터인지 하나의 꿈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먹거리를 이 땅의 백성들이 먹게 하자, 그래서 사람들과 이 땅이 다시금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원형(Original Design) 그대로를 회복하게 하자.’
그래서 그들은 농부가 되었다. 다르지만 바른(Different, But Right) 농부의 길을 추구하는 농업 비즈니스 브랜드 ‘다바른(공동대표 김신우 남궁지환 신동호 문국 김대웅)’이란 이름으로. 한 손에는 삽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태블릿 PC를 들고 귀농했다.
자연농법으로 닭을 키우는 자신들처럼 이미 ‘다르지만 바르게’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애쓰는 ‘선배 농부’들을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오늘도 5명의 농부들은 그렇게 땀을 흘리고 있다.

‘꿈의 씨앗’이 된 기적의 사과
다바른은 마케팅과 디자인, 식품가공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귀농 청년들이 모인 크리에이티브 농부 그룹이다. 이 땅의 회복을 꿈꾸며 직접 생산활동과 함께 유통, 마케팅, 농촌 문화체험 컨설팅, IT 농업 등의 분야에서 농촌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
“처음부터 농부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학교 때 김신우 대표랑 마케팅 공모전에 참여했고 상을 참 많이 받았어요. 이후에 문국 대표와도 나가게 되었고요. 신동호 대표와는 모라비안 프라트롬이란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계속 비전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남궁지환 대표(32·안산제일교회)의 설명이다. 그런 네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열정, 신앙 그리고 ‘기적의 사과’에 대한 놀라움.
“일본의 ‘기적의 사과’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당도가 하도 높아서 6개월 동안 실온에 놓아두어도 썩지 않는다는. 정말 그런 사과가 있을까 해서 일본으로 날아갔어요.”
일본 아오모리 히로사키로 간 김신우, 남궁지환 대표는 농부 키무라 아키노리 씨를 만나고 기적의 사과를 맛보게 되었다.
“태어나서 그런 사과는 처음 먹어보았어요. 그렇게 단 사과는 먹어보지 못했지요. 자연농법으로 키우는 사과라 그렇다 하더군요. 그게 저희 꿈의 ‘씨앗’이 되었어요.” 왜 이런 사과가 우리 땅에는 없을까 우리도 이런 사과 키워보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신동호 대표(34·영락교회)는 “2011년부터 1년 반 동안 주말이면 전국의 이름 있는 농장을 함께 찾아다녔어요. 또한 요셉 비즈니스 스쿨 창업과정에서 지구촌자연농업연구원 조한규 원장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원형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한다.
OECD 국가 중 농약 사용량이 1위인 이 나라, 토지 산성화로 인해 예전에는 사과 1개에 들어있던 영양분을 이제는 10개 넘게 먹어야 섭취할 수 있다는 현실, 아토피 성조숙증 등 예전에 없었던 병으로 고통 하는 다음 세대와 무너져 가는 농촌의 현실을 변화시켜야 했다.
“먹거리들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각종 농약과 화학물질, 항생제, 성장호르몬, 유전자 변형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본래 먹거리가 가진 생명력과 영양소는 사라지고 칼로리와 그럴듯한 겉모양만 가진 먹거리들이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먹거리가 가진 본래의 온전함(Original Design)을 되찾아, 땅과 그 땅의 소산을 먹는 사람 모두를 건강하게 하고 지속가능한 생명력을 얻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연농법으로 양계를 시작
각자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시각디자인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 유학을 간 문국 대표(31·목양제일교회)도 유학을 중단하고 합류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과수원은 비용 때문에 처음부터 엄두를 낼 수 없었고 결국 많은 땅이 필요치 않은 양계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자연농법으로 닭을 키우고 있다는 한 선교사님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영하 40도가 되는 중국 심양에서 두 달 동안 지내기도 했다.
“전국 귀농센터를 통해 제안서를 넣은 것 중에서 전남 곡성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2013년 5월에 내려갔습니다.”
원룸 하나 얻고 ‘온 몸’으로 양계장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오리 대변으로 40cm 이상 쌓여 있는 축사를 이틀 밤을 새며 치웠고, 그곳에 편백나무 톱밥을 채우고 1200여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족제비가 내려와 닭을 잡아먹기 시작했어요. 막을 방법이 없었지요.”
그렇게 2백 마리를 잃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연히 자연애품 농장 조형수 장로를 만나게 하셨다. 그리고 무상으로 양계장 시설을 임대해주기로 해 8월 양계장과 숙소를 옮기게 되었다.
“젊은 청년들의 비전을 귀하게 보시고 많은 격려를 해 주셨던 유근기 군수님과 조형수 장로님 등 땅도 없고 연고도 없이 내려온 저희에게 힘을 주신 고마운 분들이십니다. 저희는 그분들에게서 주님의 사랑을 크게 느낄 수 있었어요.”
김신우(33·목양제일교회) 대표가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올해 1월 2일 드디어 첫 계란을 만져볼 수 있었다.

자연농업으로 ‘다르고 바르게’
“자연농업은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무농약, 무제초, 무화학비료 농업으로 그 땅의 토착미생물을 활용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기농업에서는 공장에서 생산된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유기질 비료는 좁은 공간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된 가축이 배출한 유독성 분뇨를 수거해서 단기간에 건조, 가공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우리의 환경과 작물, 그리고 먹는 사람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유기물 과다는 토양에 질소과다를 일으켜 영양은 없고 크기만 큰 농산물을 만들어냅니다.”
자연농업에서는 작물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작물이 심긴 땅을 개선하여 작물 스스로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자연농업에서는 유독성 분뇨로 만든 비료가 아니라 녹즙이나 미네랄, 아미노산 같은 사람이 먹어도 안전한 천연재료를 잘 발효하여 만든다.
“저희가 내놓는 계란은 그래서 다릅니다. 무항생제, 발효사료, 신선한 풀과 전남 1호 흙바닥계사에서 자란 ‘스트롱 에그’입니다.”
무항생제 계란은 꽤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예 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차단한 시설에서 햇빛 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라는 닭이 낳는 계란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원래 닭은 더위에 약해서 지금 같은 더위에 이렇게 밖에 있으면 금방 폐사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닭들은 다르지요?”
정말 더위에 방목해도 끄떡없었다. 더군다나 양계장에서는 비린내나 안 좋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스트롱 에그, 스트롱 푸드, 스트롱 빌리지
“그러나 현재 상황은 자연농업이 확대되기 힘든 환경입니다. 농부들이 자연농업으로 농산물을 생산해도 현재 도매 시장에서는 유기농 농산물 이상의 가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또한 많은 농부들이 고령이거나 컴퓨터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농사법에 대한 홍보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제값도 받지 못하고 소비자에게 알려지지도 못한 채 많은 농부들이 자연농업을 포기하게 되었다. 다시 관행농법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바른은 그래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원해 자연농업 소비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스트롱 푸드’라는 브랜드명을 앞세워 자연농업으로 생산되는 건강한 쌀, ‘스트롱 라이스’, 건강한 계란 ‘스트롱 에그’, 전라남도에서 생산된 친환경 제품이 매주 다른 구성으로 배송되는 ‘스트롱 박스’ 등 자연농업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 생산계획부터 생산방식까지 농부와 협의하여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며, 판매 수익 중 일정 부분은 소외계층과 함께 나눈다.
“스트롱(strong)을 제품 브랜드명으로 정한 이유는 웰빙이 ‘유지’라고 한다면 스트롱은 약한 데서 강해지는 ‘발전’의 개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땅이 강해지고 먹거리가 건강해지고, 사람이 건강해질 때 사회가 건강해집니다.”
또한 장성에서 베리농장을 운영하는 김대웅 대표(33·광주서림교회)의 합류로 ‘스트롱 빌리지’ 비전도 갖게 되었다. 전남 장성 비나리마을을 사람들이 찾아오는 농촌체험마을로 변신시키고 축제를 개최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건강한 경험으로 초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저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농업을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라이프 스타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힘들고 낙후된 농업이 아니라 오히려 도시의 삶보다 더 여유롭고 재미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런 꿈을 농업과 IT, 농업과 디자인, 농업과 미디어 컨텐츠와의 접목을 통해 실현할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꿈만 꾸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모델이 되어 함께 신앙과 꿈, 그리고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진정한 기독교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꿈인 것.
“다바른은 히브리어 다바르의 의미처럼 비전과 꿈(Words)이 현실(Thing)이 되고 성취할 비전(Words)과 성취된 현실(Thing)이 계속 공존하고 있는, 그렇게 지속적으로 꿈을 실현해나가는 꿈의 모체를 목표로 합니다.‘”
전남 곡성 다섯 명의 청년들의 땀이, 기도가, 꿈이 그렇게 무럭무럭 현실이 되어 열매 맺어 가고 있다.


다바른 홈페이지 : http://www.dabarun.com 

스트롱 푸드 쇼핑몰 : http://strongfood.co.kr

문의 : 070-7722-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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