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유어컵 김영준 대표

‘에코 라이프’의 시작, 텀블러 사용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길거리를 다니는 젊은이들 손에는 어떻게 하나같이 스마트폰과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한 일회용 음료수 컵이 들려 있을까.
일회용 플라스틱컵 뿐 아니라 일회용 종이컵도 제조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우리나라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일회용 종이컵 한 개를 만드는데 11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1톤의 종이컵을 만들려면 20년생 나무를 무려 20그루를 베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럴 때 오히려 남들과 ‘다르게’, ‘바른 가치를 위해서 불편하게’ 사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일회용 종이컵 대신 텀블러나 도자기, 유리로 된 컵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는 물자 절약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어 진정한 ‘에코 라이프’, 친환경적인 삶의 첫 걸음이 되고 있다.

브링유어컵 탄생이유 ‘일회용 컵 꼼짝마!’
이러한 문화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브링유어컵’(www.bringyourcup.co.kr, 김영준 대표)은 일회용 컵 사용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탄생한 소셜벤처기업이다. 텀블러 제작과 유통을 통해 환경문제뿐 아니라 건강, 지역 카페 살리기 등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인 것.
“브링유어컵이 탄생한 이유는 바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매년 일회용 컵이 사용되는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00억 개, 국내의 경우 120억 개가 사용된다고 합니다. 좀 더 와 닿게 설명을 드리자면 1초당 약 2만개의 일회용 컵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많은 일회용 컵을 만들기 위해 매년 사라지는 나무가 40억 그루, 1초에 약 800그루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 또한 재활용률은 14%에 불과하며, 재활용 되지 못한 나머지 일회용 컵들은 소각, 매립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토양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을 파괴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건강도 위협한다. 바로 일회용 컵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 과불화 화합물인데 당뇨병, 고혈압은 물론이고 불임, 갑상선 암을 유발하는 인체에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그래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자 주목한 아이템이 바로 텀블러였습니다. 텀블러는 일회용 컵의 대체재로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아이템인데 스테인리스 텀블러의 경우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한 제품이기도 하지요.”
특히 제품 제작 단가가 올라가는 것을 알면서도 안전을 위해 중국산이 아닌 국내산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텀블러 사용률입니다. 사용률이 높지 않으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이 되거든요. 1개의 텀블러가 환경에 도움이 되려면 50번 정도는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텀블러가 잘 사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제품 디자인이 뛰어나야 된다는 것과 지역의 우수한 카페들과 제휴하여 커피를 할인해주는 등의 서비스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브링유어컵의 텀블러는 다양한 색상의 뚜껑으로 조합이 가능한 제품으로 여러 개의 디자인 연출이 가능해 디자인 용품몰인 ‘텐바이텐’에서 키친·푸드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 1위가 될 정도로 주목받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그것으로 인해 중국과 홍콩 시장에도 진출한 것. 이밖에 레이저로 메시지, 이름, 이니셜 등을 각인해주는 ‘메시지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선물에도 제격이다.
“마치 액세서리처럼 가지고 다니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컵’이라는 개념으로 나가는 거지요.”
또한 지역의 특색 있는 카페들을 찾아 소개해주고 커피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여 텀블러를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런 카페를 소개해주는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공존’하는 기업 이끌겠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브링유어컵’이 이 일을 하는 이유이다.
김영준 대표(33·온누리교회)는 “아프가니스탄으로 단기선교를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특히 그곳에서 가난하고 배고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일하면서 동시에 ‘메시지’를 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즉, 비즈니스와 선교를 연결시킨 모델을 하기 원하는 것. 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었던 김 대표는 경영학을 배우기 위해서 다른 대학에 편입을 했다.
“비지니스를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자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선교 모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브링유어컵’이었다.
김 대표는 그래서 자신에게 계속해서 되묻는다. 가치를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그 고민의 결과가 텀블러를 통해 비영리단체들의 기금 조성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었다. ‘물의 날’을 맞아 월드비전과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된 250만원도 모두 기부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를 계속해서 마련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원래 인간은 ‘공존’해야 하는 존재인데 우리는 정말 ‘공존’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크리스천이라고 한다면 더 더욱 자신에게 엄격하게 물어야지요. 앞으로도 매순간 고민하면서 공존하길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그냥 공존이 아니라 사람들과 기꺼이 즐겁게, 기쁘게 공생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한 개의 컵이지만 그 수가 모인다면, 그리고 그 컵마다 공존하길 바라는 ‘진심’이 담긴다면 분명 그 컵은 다음 세대에게 ‘생명’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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