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이티 바이블 홀딩스 대표 박영목 변호사

인터뷰를 하기 위해 다시 박영목 변호사(올마이티 바이블 홀딩스 대표·법무법인 신우 미디어팀 팀장 변호사·온누리교회 안수집사)를 만나러 간 이유는 단순했다.
최근에 출시된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 만화성경 ‘올마이티 바이블’로 인해 잠시 듣게 된 박 변호사의 삶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큼 역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가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일을 했던 그는 다시 사시를 준비해 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가 된 후 그는 시네마서비스 부사장을 맡아 영화계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계속해서 변호사 일을 하면서 최근에는 어린이 성경을 내놓기도 했으며,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과 함께 현재 협동조합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왜 변호사가 어린이 성경을 만들게 된 것일까, 영화계에서 어떤 이유로 일하게 된 것인지,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고백을 갖고 있기에 이러한 삶의 행보를 걷게 된 것인지 모두 궁금했다.

신앙을 회복하다
“4대째 신앙의 가문에서 태어났어요. 그랬지만 믿음은 없었지요. 청소년 시절 공부한다고 교회를 안 갔거든요. 그리고 나서 서울대 법대 83학번으로 입학했어요.”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던 박 변호사에게 ‘공부는 제일 쉬운 것’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엄청나게 교만했어요.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못 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요. 캠퍼스를 지나다닐 때 크리스천 동아리에서 노방전도를 하면 그 사람들을 붙잡고 논쟁하고 면박을 주었지요.”
그런데 소위 말해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동기들은 사법고시에 1차, 2차 통과하고 있는데 박 변호사는 대학원 1학년이 될 때까지 1차도 통과가 안 된 것.
“하늘을 찌를 것 같던 자신감이 무너져 내렸어요. 완전히 바닥까지. 영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완전히 피폐한 상태였지요. 도망치듯 군입대를 했는데 그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지요.”
농담 삼아 던진 소개팅 얘기에 군대 후임이 아내를 만나도록 주선했다. 아내와의 첫 만남은 실로 놀라웠다. 서로 첫눈에 반한 것뿐만 아니라 대화 도중 오랜 시간 두 사람 다 교회를 안 다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다음 주일에 당장 교회를 같이 가자고 약속하게 된 것. 그런 계기로 찾은 교회에서 두 사람 모두 예배 도중 펑펑 울며 신앙을 회복했다.
“제대하고 시험을 포기했어요. 그리고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지요. 90년 당시 연봉 3천만원 넘게 받는 외환딜러로 일하게 되었는데 신우회를 조직하고 ‘목사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심히 신우회 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던 중 법을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기도하는데 그런 소원이 생기더라고요. ‘하나님, 법조계 선교사가 되겠습니다’하고 기도했습니다. 사표를 내고 나와 아내에게 3년간 사용할 생활비를 주고 92년에 고시원으로 들어갔지요.” 광야에서의 훈련이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고시촌에서 만난 하나님
지금도 신림동 고시촌에는 해마다 고시생들을 위한 부흥축제가 열린다. 긴장과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교회들의 후원을 통해 마련하는 것. 그것을 처음 시작한 것이 박 변호사였다.
“고시원 들어가서 300장 전단지를 만들었어요. 고시생들이 모여서 함께 기도하자는 내용이었지요. 다음날 한 명이 왔더라고요. 둘이서 기도하기 시작했는데 계속 인원이 늘어났어요. 기도 내용은 고시 기간 동안 제자 되게 해달라고, 어려워하는 이들이 있으면 끝까지 섬기고, 공직사회가 하나님의 일꾼으로 채워지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때 시작된 기도회가 지금도 후배들에 의해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계속 되었다.
“1차에 합격한 후 2차는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죽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돈은 떨어지고 아내는 지쳐가고 사면초가였습니다.”
98년도 1차 합격 후 박 변호사는 이런 고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하나님, 곁에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제 떨어지면 하나님 하라는 데로 하겠습니다.’
“신발을 벗는 기도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그때 하나님께서 그 전에 말씀하신 ‘하나님의 붓’이라는 뜻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해 2차까지 합격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영화계에서 일하게 된 이유요?(웃음) 2001년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후 (주)싸이더스 법무실장 제의를 받았어요. 영화나 연예인매니지먼트, 음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친 법률문제, 저작권, 계약관계 정리 및 분쟁해결 등을 담당하는 일을 맡게 되었지요.”
이후 시네마서비스 부사장으로 일하게 되기까지 계속해서 확대되어가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서 박 변호사는 ‘문화와 법’을 아우르는 특화된 변호사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영화계에 있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음악과 같은 콘텐츠가 사람을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스템 안에서는 상업 논리로 인해 그런 판단을 개인이 할 수가 없다는 한계도 깨닫게 되었지요.”
법무법인 신우 미디어팀에서 팀장 일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의 연장선상에 있다.
“저는 특별히 다음세대를 향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폭력과 선정성으로 물든 문화에 청소년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선포하는 세대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만화성경 출시
그래서 올마이티 바이블 홀딩스 대표를 맡아 사재를 동원해 8세부터 14세를 위한 디지털만화성경 ‘올마이티 바이블’을 출시한 것이다. 올마이티 바이블(www.thealmightybible.com)은 북미지역에서 아마존 등을 통하여 이미 영어판이 배급되었으며, 한국판으로는 마가복음이 이번에 제일 먼저 출시되었고, 사도행전, 요한계시록, 누가복음에 이어 구약까지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올마이티 바이블 프로젝트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이런 사역은 개인이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선교는 문화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방에는 크리스천 아티스트가 서고 후방에는 재정적으로 후원자들이 도우며 교회가 기도하는 ‘삼겹줄’이 필요합니다.”
박 변호사는 다음 세대를 위한 또 하나의 꿈을 꾼다. 영향력 있고 좋은 콘텐츠를 개발해 대중문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영향력을 끼치자는 비전을 가지고 현재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 협동조합 설립 준비 중에 있는 것.

선한 영향력 줄 영화 계획
“하나님 앞에 헌신된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영화를 만들 것입니다. 크리스천들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좋은 콘텐츠, 사람을 살리는 콘텐츠에 투자해야 합니다. 한류를 지금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은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21세기의 고속도로에 복음을 실어 내보내라는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단 한순간도 느슨하게 살았던 적이 있었을까. 삶의 여러 면만큼이나 박 변호사의 삶은 치열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의 방향은 늘 하나님을 향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박 변호사의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과 노력이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결국 그는 하나님께서 들어 쓰시는 ‘붓’이기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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