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최남단 전라남도 해남, 그 중에서도 북위 34도 17분 21초에 위치한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는 말 그대로 ‘땅끝 마을’입니다.
이곳에 2003년 8명의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땅끝지역아동센터’가 세워졌습니다. 2006년에는 50명으로 늘어난 아이들을 위해 배우 문근영씨가 공부방을 만들어 주었고, 아이들이 100여 명으로 늘어난 2008년에는 보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해 ‘굿피플’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땅끝지역아동센터에는 자랑할만한 전통이 있습니다. 2008년부터 6년째 이어져 오는 ‘작지만 큰 나눔’입니다. 학생들은 다 쓴 깡통과 페트병으로 손수 저금통을 만들어 1년 동안 동전을 모읍니다. 중고생은 수업이 일찍 끝나는 매주 수요일 학교에서 집까지 7~8km를 2시간씩 걸어 버스표를 지폐로 바꾸어 모으고, 초등생들은 용돈을 아껴 모인 금액을 연말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나눔을 실천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배요셉 목사님과 김혜원 사모님, 그리고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와 같이 보살펴 주는 그분들은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에게 무한 사랑을 주고, 넘치는 감사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작지만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비결이 더 있습니다. 매사에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감사노트에 감사제목들을 적으며 좋은 생각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살게 해주셔서 감사, 식물이 죽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화장실 고장 안 나게 해주셔서 감사, 나무들이 부러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양말에 구멍이 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맛있는 거 먹게 해주셔서 감사, 핸드폰 부서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문 깨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전기 나가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 아침 점심 저녁 매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 전쟁이 안 나게 해주신 것 감사, 손가락이 10개인 것 감사, 주님을 믿게 해 주신 것 감사, 밥을 굶지 않고 배불리 먹게 해주신 것 감사, 집에서 안 살게 해주셔서 감사, 서울 구경한 것 감사” 등등 아이들의 감사 제목들을 읽노라면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도 감사의 제목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것을 담은 사진과 노트를 통해 보는 아이들의 웃는 모습은 저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되어 감사의 제목이 됩니다.
학교가 끝나도 갈 곳이 없고, 보살펴 줄 사람도 없었던 아이들, 보호 사각지대에서 각종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학교만 겨우 다니던 아이들의 과거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희망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해남 땅 끝에서 전해온 감사와 희망의 메시지를 여러분에게도 선물합니다.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아름다운동행 감사운동본부 위원장으로 감사운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