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아름다움은 언제나 동행입니다. 아름다운 동행이란 아픔 속에서 피어나는 꽃을 노래하는 일입니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그런 노래가 날개를 달고 멀리까지 날아간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아파서 오늘 내일 한다는 얘길 듣고 무슨 위로가 될까하는 무거운 생각으로 걸음을 걷다 눈이 멀 것 같은 한 풍경을 만났습니다.

이 지구별 이 한 자리에서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살아낼 수 있을까. 푸르름으로 세상을 살려내던 이 나무는 실은 속으로 늘 아팠던 것입니다. 모진 세월 속울음으로 견뎌왔던 것입니다. 밑둥치까지 잘려 나가던 어느 날 그 아픔의 이유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으로 구멍난 가슴

‘가장 슬픈 것이 가장 아름답다’던 박재삼 시인의 노래가 제 발걸음에 동행이 되어줍니다. 가슴에 구멍 없는 사람 어디 있으랴. 사람의 생애가 어찌 가벼우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 어찌 무겁지 않으랴. 무겁게 느껴지는 발걸음의 정직함이 스스로 고마웠습니다.

어느 시인은 “폭풍은 모두 마음에 있었다”고 노래를 했고, 또 어느 시인은 “폭염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견디는 것뿐이었다”고 노래를 했습니다. 그렇게 기어 담을 넘듯 살아낸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어찌 최고의 예술이 되지 않을까.

예술의 정의가 “우리로 견디게 하는 것”이라면서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견딜 수 있도록 서로에게 예술이 되어지는 것이겠지요. 그 풍경, 하나님의 꿈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누군가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 ‘추억’이라고 정의를 내리더군요. 그 추억이 세상 떠날 때 잘려지게 되면 아마도 사랑으로 구멍 난 가슴이리라 생각해 봅니다. 무거운 걸음으로 혼자 노래하러가는 길이 그리 외롭지는 않음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뜻밖의 풍경을 통한 깨달음을 선물을 받기도 하니 예상치 못했던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을 노래하며 또 다른 즐거움으로 걷습니다.

 

위로부터 오는 위로

정말 위로는 위로부터 오는가 봅니다. 외로움도 고통도 은총인 이 지구별에서 아픈 세상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픔들이 열심히 영혼의 숲을 일구어주니 생애 끝에 맑은 새소리를 들으며 그 나라에 이를 것을 미리 감사하며 내가 세상에 온 이유를, 내가 세상 떠나갈 이유를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에 기대어 가던 길을 계속 갑니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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