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잃어버린 제 손 잡아주셨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분들에게 은혜를 입게 됩니다. 제 경우도 돌아보니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분이 한두 분이 아니었습니다.
감사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그동안 가슴에만 깊이 담아두었던 감사의 마음을 신문이라는 지면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쑥스러워서, 때로는 용기가 없어서 감사의 고백을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이겠습니까?


저는 불교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결혼과 동시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가 쪽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 결혼과 함께 자연스레 교회에 다니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처음, 그것도 시작이 타인에 의한 신앙생활이었기 때문에 교회에 다니는 것에 그다지 열심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연약한 믿음생활에 커다란 전기를 가져다 주신 분이 바로 홍석주 장로님이셨습니다.
이사를 하여 전에 다니던 교회가 너무 멀어져 힘들어 하던 중 집 근처에 있는 교회에 등록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날이 ‘교회 특별 100일 기도’가 끝나는 날이었습니다. 홍석주 장로님께서는 그렇게 특별한 날에 저희 가족이 새롭게 교회 식구가 된 것을 주님의 예비하신 응답으로 생각하셔서인지 저희 가족을 각별히 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중 1997년 IMF 여파로 제가 하던 사업이 부도를 맞아 그동안 땀 흘려 쌓아온 모든 재산을 하루아침에 잃고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홍장로님께서는 그때 너무나도 진심으로 위로를 해주시고 막내 동생을 대하듯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해주셨습니다.
매주 만날 때마다 부도로 인해 넋을 잃고 있는 저의 손을 항상 꼭 잡아 주시며 “임 집사 힘내, 하나님이 우리 임 집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 줄 알아?”, “내가 아는 임 집사는 성실하며 추진력이 있고 아직 나이도 젊으니 충분히 재기할 수 있어”라고 확신에 찬 말씀으로 위로해 주셨습니다. 홍장로님께서 그때 저에게 해주셨던, 나중에 분명히 하나님께 크게 쓰임 받을 자가 될 거라는 그 격려가 저로 하여금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학식과 인품이 뛰어나시고 부와 명예를 누리고 계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소외당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항상 먼저 다가가 따스한 손을 내미시며 위로해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예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거울이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저도 진정으로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냥 자리에 있기만 하셔도 의지가 되고 큰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어르신을 제가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는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장로님께서는 지금은 은퇴하셔서 강원도 영월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고 계십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가끔 찾아 뵐 때마다 집 앞까지 나오셔서 손을 덥석 잡아주시며 어떻게 이 먼 곳까지 찾아왔느냐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모습은 저로 하여금 명절날 그리운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뵈는 듯 감회에 젖어 들게 됩니다.


“낮은 자리로 임해 보이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홍석주 장로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제게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신 것처럼 실의에 빠진 많은 사람에게 다시 시작할 힘을 주세요. 사랑합니다.”

임찬석(창동교회 집사·S&G 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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