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에서 산다는 건 어쩌면 그만큼 많은 분노와 짜증을 내며 살아야 하는 일입니다. 지하철에서 무례하게 자리다툼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고, 오가는 길에선 어깨로 툭 치며 지나고도 한 마디 사과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며, 흡연이란 딱지가 붙어있는데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큰 소리로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거나 교통법규를 어겨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사람들도 흔합니다. 잠시만 도시를 다니더라도 마음은 어느새 치밀어 오르는 화 때문에 주체할 수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제 욕심을 채우기에 혈안이 돼 있는 사람들이 밤낮으로 TV 화면에 나오고, 때로는 애매하게 사람을 비난하며 자기 생각만이 진리인 양 그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사람들도 자주 봅니다. 이런 세상의 한가운데 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누구도 그들이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함께 자리다툼을 하고 툭 맞받아치며, 담배를 꼬나 물어야 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남들이 어기는 법을 함께 어기고 똑같이 사람을 비난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마음먹는 것이 지금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됩니다. 흑인 인권운동을 편 평화주의자 마틴 루터 킹의 이야기에서 그런 희망과 위로를 만납니다.
“나는 언젠가 형과 함께 저녁 무렵 애틀랜타에서 테네스 주 채타누 가로 차를 몰고 가던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날 운전은 형이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다른 운전자들은 상향들을 켠 채 무례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형이 뒤를 돌아보며 화난 목소리로 ‘다음 차도 상향등을 켜고 지나가면 나도 상향등을 켜버리겠다고’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나는 그때 형을 힐끗 보며 ‘안 돼. 그러면 서로 눈이 부셔서 사고가 날지도 몰라. 한 사람이라도 이 고속도로에서 정신을 좀 차려야지’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상향등을 켠다 해도 누군가는 하향등을 켤 수 있는 바른 정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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