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서른다섯 이수연 지음, 예책 펴냄

얼마 전 교회의 친한 집사님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목사님이 교회 청년들의 결혼문제 때문에 많이 고민하신다는 말이었다. ‘아니, 목사님이 왜 청년들의 결혼문제를 갖고 고민을 하시나? 때가 되면 다 제 짝 만나 어련히 잘 살려고!’
그런데, 그 집사님의 설명을 가만히 듣다보니 이게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절로 탄식이 나올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 시기는 갈수록 늦어진다. 빨라야 30대, 조금 늦으면 40대, 이것마저 놓치면 그냥 독신으로 간다는 것이다. 웬만한 규모를 가진 교회의 청년부는 결혼을 못한 ‘낡은 청년’들로 북적이고, 더욱이 큰 문제는 그 ‘낡은 청년’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결혼 적령기의, 아니 이미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자청년들로 북적이는 교회 청년부는 분명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30대 중반을 넘어 40대를 향해 달리는 이들 청년들은 청년부 안에서도 몹시 ‘애매모호’한 존재들이다. ‘연수(延壽)’가 있다 보니 어린 청년들과 어울리기엔 너무 머리가 크고, 그렇다고 결혼을 못했으니 장년부로 넘어가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어정쩡한 존재가 된 것이다.


헌데, 목사님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런 청년들은 그렇게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본인도 처량하고 민망하니 아예 교회를 떠나버린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목사님이 고민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괜찮아, 서른다섯’이란 책은 이런 상황적 맥락을 담고 있는, 어떤 면에서는 ‘서글픈(?)’ 책이다.


방송작가 출신의 저자 이수연 씨는 이런 ‘모태 솔로’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독인다. 나름대로는 ‘쿨’하게 ‘화려한 싱글’을 외치며 눈에 힘을 주지만 갈수록 좁아지는 ‘선택의 문’ 앞에서 왠지 씁쓸해지는 ‘교회 언니’들에게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어”라고 다독인다. 그러면서 오랜 경험과 관록(?)에서 우러난 ‘큰 언니’의 ‘연애코칭’을 시작한다.
이수연 씨가 말하는 ‘솔로 탈출’의 비법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신체구조가 다르듯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사고하고 느끼는 방식이 다르다. 그러니 서로 ‘통(通)’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진도’를 나갈 수 없다.
이수연 씨는 이와 함께 내 마음속의 욕심 내려놓기,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 버리기 등에 대해 조근 조근 설명해준다. 여기에 세상을 좀 더 산 ‘언니’로서 주는 팁, 바로 ‘나쁜 남자 골라내기’는 일종의 보너스다.
이렇게 해서 아름다운 나만의 사랑을 찾아가는 길은 다름 아닌 하나님이 처음 세상을 만드시면서 맺어주었던 나의 ‘아담’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대의 봄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서른다섯, 결코 늦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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