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의 유머도 닮고 싶어요!”

지금의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이 어언 8년 전이다. 시어른들을 따라 출석하던 교회에서 집 근처 교회를 다니려고 여기저기 말씀을 듣던 중, 유독 예배당이 예쁘고 말씀을 들으면 마음의 평화가 얻어져 지금의 교회에 등록하게 되었다.
처음엔 믿음도 미약하고(지금도 그렇지만;;) 아는 사람도 없어 주일 예배만 겨우 참석하는 교인이었다. 그러다 구역 예배를 시작하고 다른 활동도 하며 차츰 교회에 친숙해졌는데 많은 고마운 분들 중 유독 감사의 얼굴로 떠오르는 사람은 미소천사 이광호 장로님이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홍반장이 나타나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반달 눈 이광호 장로님이 나타나신다. 누구나 생각하는 근엄한 장로의 이미지가 아닌 언제나 교회를 스마일 광장으로 만드는 분이 바로 이광호 장로님이다. 장로님은 교회에 계실 때면 언제 어디서나 출몰하셔서 함빡 웃는 얼굴로 교인들과 인사하시는데 그 인사에 악수가 꼭 빠지지 않는다. 늘 두 손으로 손을 꼭 잡고 흔들며 웃는 얼굴로 한 주일의 안부를 물으신다. 웃으실 땐 눈도 동그래져 꼭 장난꾸러기 같으신 장로님. 악수할 공간이 아니면 손이라도 흔들어 반가움을 표시해주시고, 입모양만으로 안부를 물으실 때도 있다. 그래서 장로님의 인사를 받지 않는 날은 허전하다.


특히 내가 교회에서 맡은 일 때문에 앞에서 마이크 잡고 말이라도 하는 날이면 장로님께서는 늘 “오! 오집사 오늘 정말 잘했어. 최고야. 역시!”하며 매번 칭찬해주신다. 앞에 나서서 뭔가 하는 일은 늘 쑥스럽기 마련인데 언제나 격려를 해주시니 든든하기만 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장로님은 내가 처음 교회에 등록하러 왔을 때 사무실에 계셨다고 한다. 솔직히 그때 난 잔뜩 긴장하고 위축된 상태에서 목사님과 면담하러 온 터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장로님은 그랬던 나를 기억하시고 부족한 내가 안쓰러워 더 신경을 써주셨나 보다. 부인 임숙 권사님께서도 살림이 부실한 나를 위해 김장김치를 챙겨주시기도 하셨다. 이제 나도 베풀 나이이건만 언제나 장로님에게 받기만 해 죄송하다.


성경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 유머의 은사가 있다면 하나님께서 이광호 장로님을 통해 유머와 웃음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힘을 제일 많이 주셨나보다. 하지만 장로님이 언제나 웃고 다니는 그런 실없는 분은 절대 아니시다. 집안의 추도예배 때 장로님이 예배를 인도해주셨는데 짧지만 진심이 들어있는 말씀에 교회를 다니지 않는 언니 내외도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진심어린 기도는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
또한 장로님은 교회학교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자영업을 하는 와중에 교회 일을 하시며 교회 운전사를 자청하실 때도 늘 밝은 모습이셨다. 나도 같은 일을 감당할 때 이왕이면 장로님처럼 항상 웃고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싶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우리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낸 큰 발자국 안에 내가 작은 발을 넣어 따라가기만 해도 하나님이 ‘잘했다’ 칭찬하실 것 같다.


언젠가 찬양사역자 박종호씨가 교회에 와서 간증한 적이 있다. “왜 크리스천의 공연이라고 촌스러워야 합니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찬양 콘서트를 더 화려하고 더 멋있고 더 감동 있게 하고 싶습니다. 크리스천의 문화 수준이 높아야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내 생각은 거기에 하나 더 보태 크리스천은 유머 있고 늘 웃는 사람이면 좋겠다. 진지한 전도도 좋고 카리스마도 좋지만 늘 유쾌하고 웃는 사람이 크리스천이라면 그런 힘을 주신 하나님에 대해서 비크리스천은 굉장히 궁금해 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광호 장로님, 감사합니다. 친정 아버지라기엔 너무 젊으시지만 교회를 따뜻한 정이 흐르는 곳으로 만들어주시고 마음으로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일마다 가족들 안부 묻고 악수해주던 장로님이 장로안식년으로 쉬고 계시니 조금은 서운합니다. 일 년 잘 쉬시고 내년에 더 환한 모습으로 교회를 밝혀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오진이 (큰나무교회 집사·삼주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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