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뮤지컬극단 ‘긍정의힘’ 정창옥 단장

지난 달 30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청소년 뮤지컬극단 ‘긍정의힘’의 첫 번째 공연 ‘레몬트리 이야기’가 계속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연진 대부분이 쉼터에서 생활하는 가출 청소년이었으며, 내용 또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 관객들에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사실 극단 ‘긍정의힘’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단장 정창옥 집사(50)와 부인 조명연 집사(47)의 눈물겨운 헌신과 기도가 있었다. 정 단장은 젊은 시절 뮤지컬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던 중, 31살 때 연기 연습 중에 척추를 다쳐 연기를 계속할 수 없게 되어 뮤지컬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좋아했던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을 접고 방황했던 그가 다시 뮤지컬로 돌아오게 된 것은 뜻밖에도 가출청소년 선도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오래 전부터 안산 지역에서 환경운동과 시민운동을 벌이던 정 단장은 2008년부터 송정근 목사의 청소년 선도 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가 맡은 일은 자유세대청소년남자쉼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야간 당직을 서다가 신고가 들어오면 사고 현장에 달려가 긴급구조 활동을 벌이는 것.
그는 이 사역을 하면서 만난 가출청소년들을 통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줄 방법을 궁리하게 되었고, 이때 생각한 것이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살려서 뮤지컬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때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저는 뮤지컬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의 ‘상처 치유’가 목적입니다. 이 아이들 처음 연습시키면 목소리 자체가 안 나와요. 애정결핍으로 감정 표현 자체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아이들이 뮤지컬을 통해 제 목소리를 되찾고 아무도 돌봐주지 않았던 ‘감정’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치유이지요.”


그러나 들쭉날쭉하던 가출청소년만으로는, 그리고 제대로 된 연습장 하나 없이 연습이 될 리 만무했고, 정 집사는 지난해 여름 큰 결단을 내렸다. 큰 전셋집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그 돈으로 뮤지컬 연습장을 마련한 것이다. 천혜종합건설 윤종극 회장의 배려로 천혜중앙빌딩 지하 100여 평을 개조하여 연습실을 만들고, 한 켠에는 부엌과 방이 딸린 숙식시설을 만들었다. 또한 경비를 줄이기 위해 정 집사는 대학생이던 아들 우혁 군과 둘이서 자재를 나르고 직접 마루를 깔았다. 부자가 삼복더위에 열흘간을 꼬박 땀으로 지새운 결과 훌륭한 연습실이 마련되었고, 단원들은 불편함 없이 연습에 매진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겨울이 닥치자 난방이 안되어 연습하기에 너무 큰 어려움이 닥쳤다.
그러던 중 소식을 들은 국회의원 한 분이 500만원을 후원하여 난방시설을 갖추게 되었으며, 때마침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는 송정근 목사의 딸 성령 양이 방학을 맞이하여 공연 준비에 동참하게 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었다. 성령양은 쉼터 아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대본과 연출, 배우 세 가지를 맡아 뛰었고, 정 단장과 송 목사는 매일 밤 12시까지 계속되는 연습을 뒷바라지했다. 이렇듯 여러 사람의 땀과 독지가들의 성원이 모인 첫 번째 열매가 바로 이번 공연으로 이어졌던 것.


또한 공연을 마친 후 이번 공연 소식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알려지자 그동안 거리를 방황하던 남자 가출청소년들이 찾아오게 되었다.
“지금 아이들은 부모님이 안 계시거나, 가정이 와해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돌아갈 ‘집’이 이 아이들에게 없는 것이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집이 되어주길 원합니다.”
정단장이 앞으로 극단 ‘긍정의 힘’을 통해 그리고 싶은 그림은 궁극적으로는 상처 치유를 위한 ‘청소년 힐링 캠프’가 되는 것이다.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래서 최근 고아로 태어나 부모의 정을 모르던 두 명의 연극단원을 위해 정 단장은 자신의 가정에 주민등록을 올려주었다.


“예수님께서 사랑을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처럼 저도, 저희들도 ‘사랑’으로 모든 것을 행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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