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한 필리핀 조태환 선교사의 삶 따라잡기

필리핀 아렌다 쓰레기 마을, 마닐라에서 배출되는 온갖 쓰레기가 이 마을로 모인다.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쓰레기를 하루 종일 뒤지고, 쓰레기에서 풍겨나는 악취는 그들의 희망을 잡아먹는다.
그런 쓰레기 마을에 한 한국인 선교사 가족이 들어왔다. 바로 조태환 선교사 가족.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쓰레기 마을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조 선교사는 빈민가인 아렌다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태권도 사역을 했으며, 필리핀 대홍수 때는 유니세프·필리핀 정부와 구호품 전달 등에 앞장섰다.
또한 판자와 천막으로 만든 열악한 집에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하였다. 태풍으로 홍수가 날 때마다 쓰레기들이 집 안으로 밀려 들어와 온통 뒤범벅되곤 하는 사정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였다.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들어올 때에도 건축현장에서 소위 ‘노가다’를 해서 번 5천만원을 선교자금으로 마련해 들어왔던 조 선교사가 손수 목수가 되어 지어준 집은 그렇게 모두 8채였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지난 2010년 8월 사랑의 집짓기를 위해 방문한 한국 목회자와 교회 어린이들을 납치하려는 강도에 대항하다 44세의 나이로 권총에 맞아 순교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1일 전국 CGV에서 개봉한 영화 ‘소명: 하늘의 별’은 이런 고 조태환 선교사의 감동 실화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것이다.
신현원 감독은 “원래 전혀 모르던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신문에서 선교사님 피살 소식을 기사로 접하게 되었고, 그날 바로 아는 분을 장례식장에 모셔다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장례식이 바로 조태환 선교사님 장례식이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끌림과 전율에 카메라를 들어 유족인 오순옥 사모와 딸 하은과 예은이를 찍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시작된 ‘소명: 하늘의 별’은 장례식부터 시작하여 지난해 2월까지의 이야기를 따라잡았다.
영화 속 오순옥 사모와 딸들은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아픔으로 처음에는 울고 있었지만 다시 필리핀 아렌다로 들어가 아렌다평강교회를 지켰다. 그리고 담임목사를 잃은 말썽꾸러기 교인들은 자발적인 진짜 크리스천이 되어갔고, 태권도 선교와 집짓기 사역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다.


“영화 속 나레이션을 맡은 탤런트 송채환씨는 녹음 내내 눈물을 흘려 마지막에는 목이 너무 쉬어서 작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또한 포스터에 그림을 그려주신 이진영 교수님은 항암 치료 중 너무나 안 좋은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일해주셨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제 힘으로 한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분을 통해서 하시고 싶은 말씀을 듣겠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만들었습니다.”


영화 ‘소명’ 시리즈를 만든 신현원 감독이 촬영, 구성, 편집, 대본을 맡았으며, 런닝타임 7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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