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 눈뜨면 감사의 조건은 그리 먼 데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요, 감사다. 내게는 따스한 가정이 있고, 의지할 부모 형제가 있고, 일할 직장이 있고, 일용할 양식이 있고, 입을 옷이 있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고, 예배드릴 교회가 있고, 사랑을 나눌 성도가 있다. 그러기에 이 모든 것이 감사의 조건이다.
특별히 내가 구원받은 사실은 가장 큰 감사의 조건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당하는 환난이나 시험조차도 감사의 눈으로 바라보면 내게 유익한 하나님의 선물이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환난과 고통 속에 정금과 같은 보화를 숨겨 놓으시기 때문이다.

하박국의 감사
환난 가운데도 굳건히 하나님만 붙들고 그분이 숨겨 놓은 보화를 발견한 인물이 있다면 성경 인물 가운데 단연 하박국일 것이다. 하박국의 감사는 다가올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드린 환난 날의 감사였다.
전쟁이 곧 엄습할 상황, 그것도 당시 가장 강한 나라 바벨론이 유대나라를 침략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그는 극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를 인하여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내 뼈에 썩이는 것이 들어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합 3:16).
그의 마음은 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혀 창자가 흔들리고, 뼈가 썩는 고통을 느꼈다. 또한 전쟁으로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성전은 파괴되어 폐허로 변하며, 수많은 백성이 목숨을 잃는 아비규환의 상황을 떠올리자 그는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주여, 왜 이런 환난과 고통을 당해야만 합니까?”
하박국 선지자는 환난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나무는 가뭄에 뿌리가 깊어지고 겨울의 찬바람에 단단해지며, 여름 폭풍우와 불볕더위를 견뎌야만 잘 익은 탐스러운 열매를 맺게 된다. 어머니는 해산의 고통을 통하여 자녀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며, 부부는 함께 환난과 시련을 겪어야 더 깊은 일체감을 경험하게 된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오히려 시련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감사를 가져온다. 하박국은 환난을 통하여 심지가 견고한 감사의 신앙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오히려 환난과 시련의 때에 감사의 노래를 배우게 되었다.

없는 중에 드린 감사
하박국의 감사에서 우리가 배울 또 한 가지는 아무 것도 없는 중에 드린 감사라는 것이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합 3:17).
그는 무화과 열매가 없고, 포도 열매가 없고, 감람 열매가 없고, 밭의 식물이 없고,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는 자신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식조차 없다는 것은 희망이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풍족한 추수를 기대했는데 수확은 고사하고, 설상가상으로 홍수와 태풍으로 소와 양까지 다 떠내려가 버렸다. 양과 소가 없다는 것은 제사도 드릴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하박국은 주저앉아 통곡하고 땅을 치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우울한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 하였는가? 그는 섭섭한 마음과 불평, 원망, 의심을 다 내어쫓고 감사와 찬양을 드렸다. 그리고 그는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 눈물겨운 고백을 한다.
“하나님, 저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기와 과일은 고사하고 밥을 지어 먹을 쌀도 바닥이 났습니다. 채소도 다 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하박국은 “기쁨만 아니라 슬픔도, 성공만 아니라 실패도, 희망만 아니라 절망도, 가진 것만 아니라 없는 것도, 풍족할 때만 아니라 부족할 때도, 승리만 아니라 패배도, 건강만 아니라 육신의 아픔도, 생명만 아니라 죽음도 감사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아름다운 고백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심지어 자신의 생명이 없어진다 할지라도 목숨을 다해 감사하겠다는 그의 고백은 아름답다. 하박국의 이러한 감사의 이유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즉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해 감사하고 즐거워했다.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8).
그는 보배이신 하나님의 가치를 알았으며 하나님 한 분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외쳤다.
“비록 나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했지만 하나님으로 인해 즐겁고, 구원의 하나님 때문에 한없이 기쁩니다. 하나님 한 분으로 족합니다.”
비록 아무것도 없다 할지라도 구원의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모신 사람은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감사할 수 있다. 이미 세상에 어떤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귀중한 보배를 소유했기에 만족하며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하나님으로 인해 감사해야 한다. 비록 나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하나님은 나의 감사의 노래가 되시며, 감사의 제목이시다. 진정한 감사는 모든 환경을 초월해서 하는 감사다. 이것이 하박국의 감사신앙이다.

전광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성경이 만든 사람 백화점 왕 워너메이커’ ‘평생 감사’ 등을 쓴 ‘슈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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