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일, 모든 상황, 어떤 형편에 처하든지, 무슨 일이 일어나도’ 항상 감사하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인생의 양지에서도, 인생의 음지에서도 동일하게 감사하라는 것이다.
‘범사’ 속에는 긍정과 부정이 함께 들어 있다. 인간의 기쁨과 즐거움뿐 아니라 슬픔과 괴로움도 들어 있다. 성공 뿐 아니라 실패도,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병들었을 때도, 인간의 온갖 희비가 다 들어 있는 것이 범사다. 그러므로 좋을 때만이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당할 때도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을 믿고 미리 감사하라는 것이다.

‘감사’가 만드는 기적
한 여 집사님이 장밋빛 꿈을 가지고 결혼 생활을 시작했는데 신혼 초부터 남편이 술에 취해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오는 바람에 결혼 생활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10년의 세월이 흘러도 남편의 술버릇은 여전했고, 집사님은 홀로 가슴앓이를 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 밤 늦은 시간, 그날도 변함없이 남편은 술에 잔뜩 취해 만신창이가 되어 현관 입구에 쓰러져 있었고, 여 집사님은 남편을 겨우 끌어다 눕혔다.
그러면서 매일 이렇게 술주정뱅이 남편과 씨름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였다.
“하나님, 왜 제가 그렇게 기도했는데도 남편이 변하지 않을까요. 왜 제 결혼 생활이 이렇게 엉망이 되어야 하나요? 하나님, 이제 저도 더 이상 못 참겠어요.”
10년 넘게 쌓이고 쌓인 설움에 대성통곡을 하며 기도 아닌 기도를 하다가 지난 주 들은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다.
‘범사에 감사하라. 그러면 기적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감사할 게 하나라도 있어야지 싶어 고민하다 보니 좀 우습기는 하지만 몇 가지 감사거리가 떠올랐다.
“옆에서 정신없이 코골며 자는 남편을 쳐다보면 한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감사합니다. 언젠가 좋은 남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저렇게 술은 취했지만 다른 데 안 가고 항상 집을 잘 찾아와서 잠을 자니 감사합니다. 술은 좋아해도 여자라고는 아내밖에 모르니 감사합니다. 다른 남편들은 술만 먹으면 손찌검이나 심한 주사를 해서 식구들을 한숨도 못 자게 한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없으니 감사합니다.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도 아직까지 병원에 한번 안 간 것도 감사합니다. 술 먹은 다음 날 아직까지 하루도 결근한 적이 없으니 감사합니다. 토요일에는 술을 더 많이 마셔서 주일날은 어김없이 잠만 자니 제가 교회에 가는 데 방해받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감사기도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지만 불평보다는 감사를 하니 속이 후련해지고 기쁨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 떠오르는 대로 감사기도를 읊조리고 있었다.
그때 남편이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 보니 아내가 웃으면서 계속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기도하는 게 아닌가? 남편이 놀라서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여보, 한밤중에 잠 안 자고 뭐 하는 거야. 뭐가 좋아서 혼자 싱글벙글 하는 거야?”
“여보, 당신과 사는 것이 너무 감사해서 그래요.”
그러면서 지금까지 기도했던 감사의 내용을 모조리 말해 주었다. 순간 남편의 얼굴 표정이 심각하게 변하더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다.
“여보, 내가 술을 먹고 당신 속을 그렇게 썩였는데도 나와 사는 것이 감사하다고 하니 고맙소. 이제부터는 술 끊으려고 노력하겠소. 그리고 내가 교회 나가는 게 그렇게 소원이라면 당장 내일부터라도 나가겠소!”
10년 넘게 눈물로 기도해도 꿈쩍 않던 남편의 마음이 단 한 번의 감사기도로 움직이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여 집사님의 이야기처럼 지금 당장 감사기도만 하면 나의 골치 아픈 문제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문제를 감사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하나님은 문제를 바꾸셔서 일을 해결해 주시는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이다.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의 마음 밭을 바꾸셔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도록 역사하신다. 여 집사님도 10년 동안 남편을 바꾸려고만 했지 자신을 바꾸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앞 북 감사’를 하라
물론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해가 안 되고,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어려운 일들을 만난다. 그러나 하나님은 범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지고 인생을 살라고 하셨다. 결국 신앙의 안목으로 보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을 주님은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고 인생길을 살아간다. 아니 한시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인생길을 걸어간다. 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일어나는 일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왜 그때 그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그제야 감사한다.
뒷북치는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하기는 힘들다. 무엇에든지 성공하려면 앞 북을 쳐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감사도 뒤늦게 치는 뒷북 감사는 효력이 약하다. 앞 북 감사를 드려야 주님이 더욱 기뻐하시고 인생의 길을 활짝 열어 주신다. 범사 감사가 바로 앞 북을 치는 감사다.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앞 북을 치며 범사에 감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감사는 형통을 과시하는 액세서리도 아니고, 인생의 고통과 상관없는 사치품도 아니다. 범사 감사는 인생의 양지와 음지 모두에서 교만하지도 않고, 비굴하지도 않고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성공했을 때 감사하는 사람은 교만하지 않으며, 실패했을 때 감사하는 사람은 좌절하지 않는다. 미리 감사하는 앞 북 감사로 하나님의 마음을 고동치게 하자.


전광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성경이 만든 사람 백화점 왕 워너메이커’ ‘평생 감사’ 등을 쓴 ‘슈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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