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유명한 카르멜수도원에 존경받는 평신도 로렌스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전쟁에 나가 다리를 다쳐 평생 불편한 몸으로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는 자유롭게 걸을 수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전쟁터에서 목숨을 건져주신 것이 감사했답니다.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여기저기서 많은 일을 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감사했습니다.
그러다가 50세에 그는 카르멜 수도원 주방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에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준비하는, 어쩌면 하찮게 보이고 힘든 일을 하게 됐는데도 그는 더 많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가 준비한 음식을 먹고 많은 주의 종들이 기쁨으로 사역할 것이니 참 감사합니다.”
로렌스가 얼마나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지 모든 수도사들이 늘 마음이 기뻤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감사했어요. 로렌스는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주방일을 했습니다. 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최선을 다하여, 가장 맛있게, 매일 기도하며 연구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20년이 지났습니다. 주방일을 하는 로렌스는 모든 수도사들의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수도사들은 그를 수도원 원장으로 추대했습니다. 당연히 로렌스는 놀라며 사양했지요.
“아니요. 저는 평신도 직분이고, 이곳은 주의 종들이 계시는 수도원입니다. 제가 어떻게 원장이 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수도사들은 계속 권면했습니다.
“우리 수도사들이 20년 동안 당신을 지켜보았습니다.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월등하십니다. 저희가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하나님께서도 로렌스 형제를 사랑하십니다. 우리 수도원의 원장이 되어주십시오.”
주방에서 음식 만드는데 정성을 기울여 섬겼을 뿐인데, 그는 모든 수도사들의 존경을 받아 원장에 추대되었습니다. 이 특별한 소식을 들은 국왕 루이 12세가 그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로렌스에게 원장이 된 비결을 물었습니다.
“전쟁에서 몸을 다쳐 장애를 가지고서도 제가 오늘과 같이 행복한 비결은 섬기면서 감사하는 것입니다.”
‘섬기면서 감사하는 것.’
참 힘든 일인데, 로렌스원장은 행복의 비결을 그렇게 말했습니다. ‘섬김’에는 희생이 따릅니다. 섬김에는 남다른 노력이 따릅니다. 섬길 때는 때때로 고통이 따릅니다. 섬김에는 자존심을 버려야 하고, 섬긴다는 것은 철저한 자기 부정이고 희생입니다.
예수의 삶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섬김입니다. 희생입니다. 바로 로렌스는 예수님을 닮아간 것 뿐입니다.
우리 마음이 섬기는 마음으로 바뀌면 그 때부터 자유함이 있습니다. 은혜가 있습니다. 축복이 있습니다. 감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섬김을 받을 때는 늘 그 섬김이 부족해 보입니다. 더 잘 섬기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저 사람은 왜 오늘 나를 이렇게밖에 못 섬기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늘 감사가 없고 불평이 자리잡게 됩니다.
왜그럴까요? 섬김을 받으려 하니까요.
사실 ‘감사’는 권면사항이 아니라 명령사항입니다. 성경에는 ‘감사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감사는 조건없는 감사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감사는 조건부 감사입니다. 무언가 내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감사하다고 말할 이유가 있을 때 감사합니다. 그러다보니 불평할 이유가 생기면 불평이 나오는 게 당연하겠지요. 조건부 삶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의 감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같은 죄인이 예수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감사, 이것은 세속의 감사와 뿌리가 다릅니다.
“절대 감사, 무조건 감사, 한평생 감사”를 잊지 마십시오. 감사하는 만큼 믿음이 자라고, 감사하는 만큼 감사가 커집니다.
2013년 새해에는 카르멜 수도원의 로렌스 원장처럼, 섬기면서 감사가 넘치는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봅시다.

이영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아름다운동행 감사운동본부 위원장으로 감사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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