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시고 사랑도 주시고 많은 것을 노나(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러나 호강 한 번 못하시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시고 고인이 되셨습니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님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 속에 띄워 보냅니다. 2012년 12월, 신월동 주민이.”
며칠 전, 구세군 자선냄비에 들어온 1억570만 원짜리 수표 한 장과 함께 들어있던 손편지 내용입니다. 이 손편지의 글씨나 내용으로 보기에는 편지 쓰신 분이 학력이 높은 것 같지 않고, 또 부유한 상황에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마음이 녹아있어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12월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12월 1일 시작과 함께 31도(%)로 온도계가 상승했다는 보도에 마음이 흐뭇합니다. 불황 장기화로 살기 어렵다는 현실에서 유난히 자선냄비 열기가 뜨겁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따뜻한 사람냄새를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요. 희망입니다.

자선냄비의 유래
사실 구세군 자선냄비는 1865년 영국 산업혁명으로 양산된 실직자들을 돕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주방용 큰 솥을 거리에 내걸고 모금하여 실직자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한 것이 유래가 되었고, 결국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이라는 사회봉사에 특별한 교단의 시작이었습니다.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부두에 재난이 일어났을 때, 한 구세군 사관이 천여 명의 난민들이 배고픔에 허덕이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큰 솥을 거리에 내걸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외친 이야기는 잘 알려진 자선냄비의 일화입니다. 물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힘을 합해 그 국솥은 계속 끓었지요! 지금은 108개 나라에서 자선냄비로 사랑의 ‘국솥’이 끊임없이 끓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는 1928년 한 구세군 사관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운동입니다. 초기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만, 제가 찾은 1936년과 1938년, 그러니까 일제의 기독교탄압의 강도가 높아지던 그때 각각 728원과 921원11전이었다고 합니다. 그 금액은 사실 현재가치로 따지면 큰 금액이 아니지만 당시 우리 국민들 상황으로 견주어보면 환산할 수 없이 높은 가치입니다.

‘이웃 사랑’ 진정한 그리스도인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 기독교의 대명제를 실천하자고 누군가 나서서 이룬 금자탑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큰 인물 유명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사마리아인은 천대받던 신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지요. 예수님은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오늘도 말씀하고 계십니다.
1억원 이상 기부하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금년 신규회원이 76명이 늘었답니다. 대한적십자사 금년도 기부금 목표액을 10월에 달성했답니다. 대기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금년도 목표액 2180억을 412억원을 초과 달성, 사랑의 온도 118.9도를 기록했습니다. 살기가 어렵고 세상이 혼란해도 이웃을 돌보는 따뜻한 마음은 더욱 뜨겁습니다.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 혹한의 경제상황에서도 우리는 모금목표를 4.2% 초과 달성하는 국민입니다.
경제민주화가 대선후보자들의 화두이지만, 경제민주화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소시민들은 이미 경제민주화를 이렇게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웃을 섬기며 '국솥'을 열심히 끓이고 있으니까요!
이번 호에는 창간 여섯 돌 맞은 아름다운동행의 모습을 조금 보여드립니다. 예수 오심의 뜻을 새기는 이 성탄의 계절에 애독자 여러분께 놀라운 은혜 임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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