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 쓰는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을 보면 프로필 설정 기능에 사진과 상태 메시지를 올릴 수 있다. 이것은 이름과 같이 노출되어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는데, 거기에는 몇 가지 유형이 존재하는 듯싶다.
우선 자신에게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쓰는 유형. 예컨대 여행을 갔다 왔다면 여행지 사진과 함께 ‘다시 가고 싶다’라든가 ‘행복한 시간’ 등이라고 쓴다.
또 자신에게 힘든 일이 있었던 것을 암시하거나 위로 받고 싶어 하는 듯한 메시지도 있다. 스산한 풍경 사진을 올려놓고 ‘내 마음 아무도 몰라’, ‘우울해’ 등의 글이 직접적으로 쓰여 있기도 하다.
자랑하고 싶은 사연들, 가령 자녀가 상을 탔거나 예쁜 그림을 그린 것을 올리거나 누가 뭐래도(자신의 눈에는 가장 멋지고 예뻐 보일) 자녀나 배우자의 사진을 사랑스런 글귀와 함께 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리고 자신의 다짐이나 목표를 올리는 사람도 있다. ‘범사에 감사’라든가, ‘치열하게 살자’ 라든가.
물론 사진이나 메시지를 올리는데 좀처럼 관심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론이나 심리학은 모르지만, 카톡 프로필 사진이나 메시지만으로도 그 사람의 상황을 추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울해 하는 친구의 메시지를 보게 된다면, “요즘 무슨 일 있어?”라고 묻게 되고,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올린 친구에게는 “언제 다녀왔어?”라거나 “좋았겠구나!” 이야기를 건네기도 한다. 또 자신의 다짐을 올린 친구의 메시지를 보게 되면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사실 나도 예전에는 휴대폰 메인 화면 메시지에, 다짐을 올려놓곤 했다. 그 가운데 ‘웃자’라는 단어를 꽤 오랫동안 쓴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정말 웃을 일이 없었다. 그 글자를 보는 동안이라도 억지로 웃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어느 잡지에 실린 성형회과 의사의 글을 읽고 난 이후였다.

보조개 수술의 이유
오십 대 중반의 여성이 성형수술 상담을 받으러 왔단다. 쌍꺼풀 수술을 하려니 했는데 뜻밖에도 그 여성은 보조개 수술을 바라더란다. 이유를 알고 보니, 생활에 지치고 가족들에 대한 실망에 지쳐 웃음을 잃어버린 그녀는, 보조개라도 있으면 일부러라도 웃게 되지 않을까 싶어 보조개 수술을 원했다는 것이다.
웃기 위해 보조개 수술까지 하는 서글픈 상황이 오기 전에 자주 웃는 버릇을 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너무 슬프고 힘들 때는 억지로 웃는 것보다는, 차라리 우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웃는 일은 좋은 일인 것 같다.
당시 휴대폰을 꺼내볼 대마다 의식적으로 웃었는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그냥 피식 웃어봤는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을 일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다. 낮에 보았던 귀여운 초등학생 커플들의 대화가 생각났다. 하하하, 실없이 웃어보니까 나중에 그저 피식 웃을 일도 ‘하하하’ 웃게 됐다.
지금은 물론 ‘웃자’라는 메시지를 프로필에 올리지 않아도 잘 웃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 그러한 ‘상태 메시지’를 새롭게 저장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은 기분 전환에 꽤 괜찮은 방법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내는 요청의 메시지, 가령 외롭고 힘든 심사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프로필 메시지를 읽게 된다면, 한 번쯤 따뜻한 위로의 문자나 전화 한 통 거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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