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윗의 감사를 ‘전천후 감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이 춥거나 덥거나, 어떤 기상 조건에도 상관하지 않는 그의 감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넘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윗의 고통스런 삶보다는 그가 누렸던 풍요와 평안의 삶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래서 당연히 그가 감사의 노래를 많이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만큼 고난과 역경의 세월을 많이 보낸 인물도 흔치 않습니다.

고난 속에서 감사
이새의 막내아들이었던 다윗은 여러 형들에게 시달리며 들판에서 양을 치며 살았습니다. 사무엘 선지자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저 양을 지키는 목동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무엘 선지자의 기름부음을 받고 이스라엘의 왕으로 피택되는 순간 인생은 역전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온전히 왕 위에 오르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질투심에 사로잡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사울 왕을 피해 아둘람 동굴과 황무지 숲 속은 물론 이웃나라에까지 피신하며 도망자로 살았습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게 되자 미친 사람 흉내까지 내며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습니다. 왕이 된 후에는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꾀해 오랫동안 아들에게 쫓겨 다녔습니다.
이런 극심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다윗은 자신을 다스리며 날마다 기도와 감사로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해 아둘람 동굴 속에 숨어 지낼 때에 지은 시들을 보면, 그가 최악의 순간에도 하나님께 주옥같은 감사의 시들을 써서 올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 136:1). “우리를 우리 대적에게서 건지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 136:24).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 이름을 송축할지어다”(시 100:4).
하나님으로부터 ‘내 마음에 합한 자’라는 최고의 칭찬을 들었던 다윗이 이처럼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전천후 감사를 드릴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마음자세에 있었음을 보아야 합니다. 다윗은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생각하고 한없이 낮아진 마음으로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자세를 보였습니다.

작은 일에 감사하는 지혜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어드렸습니다. 그는 왕이 된 후 성전에 들어가 기도하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은 비천한 집안의 일개 목동에 불과하며 하나님의 종으로서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다윗 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가로되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오며 내 집은 무엇이관대 나로 이에 이르게 하셨나이까”(삼하 7:18). “나는 주의 종이오니 깨닫게 하사 주의 증거를 알게 하소서”(시 119:125).
다윗은 부족한 목동인 자신을 부르시고, 기름 부으시고, 왕으로 삼으시고, 백향목 왕궁에 거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할 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나의 서원을 여호와께 갚으리로다”(시 116:12, 14).
다윗은 끊임없이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내게 주신 은혜를 어떻게 보답할꼬, 하며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었습니다. 고난의 때에는 불평하고 형통할 때에는 교만한 것이 인간의 마음인데, 다윗은 형통의 때에도 이 모든 일을 이루신 이가 하나님이심을 고백했습니다.
다윗의 마음 속에 법궤가 떠오른 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훗날 성전 건축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내어 놓은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윗은 법궤가 예루살렘 성으로 옮겨질 때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였습니다. 왕이지만 너무 기뻐서 체면불구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다윗은 법궤가 들어오는 것을 기뻐하여 정신없이 춤을 추다 바지춤이 흘러내리는 것도 몰랐습니다. 옷도 왕복을 벗어 던지고 평민들이 입는 베옷을 걸쳤습니다.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취한 다윗의 마음자세였습니다. 인간적인 신분을 모두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아니 종처럼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만 기뻐하고 감사하는 다윗의 마음이 전천후 감사를 가능하게 했던 것입니다.
자신을 종이라고 생각하고 한없이 낮아진 사람에게 감사하지 못할 일이 있을까요? 나를 위해 생명을 주신 주님을 위해서 감사하지 못할 일이 있을까요? 다윗은 감사의 절대 기준을 왕의 신분에서 종의 위치로 끌어내려, 지혜롭게 감사의 방법을 몸에 익혔습니다. 그래서 그는 감사의 용량을 무한대로 넓혀 전천후 감사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큰 고난과 시련을 이겨낸 사람일수록 어지간한 어려움이나 고통에도 두려워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작은 일에 감사하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란 보배로운 별명을 얻게 된 다윗의 전천후 감사,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할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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