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각 대학들은 소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개발 잠재력을 가진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래 몇 점의 수능 성적에 의해서 당락이 좌우되는 폐단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가치관, 지도력, 재능과 잠재능력, 사회봉사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학생을 전인적으로 평가해서 선발하고자 하는 취지다. 전문성과 공정성만 확보된다고 하면 바람직한 제도라고도 할 수 있다.

새롭게 인식되는 리더쉽
 사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은 학생들의 성취도를 올바로 평가하지 못하였다. 대부분의 경우는 학생의 언어 및 수리 능력을 평가해서 등급지우기에 급급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언어능력과 수리적인 능력만을 갖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예술적 감성, 대인관계, 자기 성찰, 체력 등 이른바 무수하게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지금까지 지능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이해는 주로 언어능력과 수리능력을 중심으로 수치적 개념으로 이해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자들은 “지능이 얼마냐?”는 물음보다는 “무슨 지능이냐?”는 방식으로 우리의 관심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가드너(Howard Gardner)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론이 이런 관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능에 대한 이와 같은 새로운 인식은 리더십에 대한 이해까지도 바꿀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의 리더십은 인간을 다루는 통솔력이나 신비로운 카리스마 혹은 사람을 다루는 기술 정도로 이해되어 왔다. 그래서 리더십은 주로 정치, 군사, 경영학 분야의 주된 의제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리더십은 다른 사람의 사고, 감정, 행동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라는 차원에서 새롭게 이해되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 나폴레옹, 징기스칸, 처칠, 루즈벨트, 간디 등과 같이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카리스마있는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들만 리더로 불리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피카소나 모차르트, 아인슈타인과 같이 창의성을 발휘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까지도 훌륭한 리더로 인식된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와 우주는 다양성과 통일성, 그리고 아름다움과 역동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의 능력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단지 한 두 가지의 능력만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면 다양한 문화의 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며 이 세상은 참으로 단조롭고 무미건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수하게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따라서 한 가지 잣대만으로 우리의 자녀들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은 우리의 오만이며 무지의 결과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재능과 잠재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아무런 재능도 갖지 않고 빈 깡통으로 태어나는 자녀는 아무도 없다. 문제는 이들의 재능을 어떻게 개발시켜주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은 의술을 통해서 박애정신을 실천한 장기려 박사와 같은 존경 받는 의사도 될 수 있고,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손연재처럼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위대한 운동선수도 될 수 있고, 김수환 추기경이나 가나안 농군학교를 설립한 김용기 장로처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과 학생들을 신뢰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들은 모두 고귀한 인격과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는 고귀한 존재이며 감추어져 있는 보화와도 같은 내일의 소망이다.
이들은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이 땅을 보존하고 개발하며 발전시켜갈 문화적 사명을 갖고 이 땅에 태어난 하나님 나라의 존귀한 사역자들이다. 우리 부모들과 기성세대가 자녀들을  신뢰하고 사랑하며 기도로 양육하기만 하면 이들은 국가와 인류사회를 위해서 봉사할 훌륭한 지도자들로 양육될 것이다.


김성수 총장(고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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