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채색옷으로 갈아입는 아름다운 계절의 문턱, 시월입니다.
세 차례의 큰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간 자리에서도 회복과 치유의 힘은 참 놀랍습니다. 할퀴고 간 ‘덴빈’ ‘볼라벤’ ‘산바’라는 낯선 이름의 태풍들의 살벌했던 흔적이 아직 여전한 한반도인데도, 우리네 가을은 그래도 풍요롭고, 그래도 따뜻한 정이 있고, 감동이 있습니다. 섬김이 있고 나눔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답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손길 덕분입니다. 사랑을 품은 이들이 태풍 피해에 가슴 무너져 있는 농어촌을 찾아가 위로하며 복구작업에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마음씨들이 있어서, 아프고 슬픈 이웃과 함께하는 감동 묻어나는 현장이 있어서, 모두 함께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흩날리며 어려운 이웃을 섬긴 착한 사마리아사람들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분들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저희들이 찾아내지 못한 수없이 많은 손길들을 통해 주님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셨을까 가늠해 볼 수도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착한 바이러스 DNA가 있는 게 정상이겠지요.
아름다운동행이 만난 ‘착한 사마리아사람들’ 이야기를 이번 호에 싣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구촌 어디에서 무슨 사고가 터지든지, 가장 먼저 달려가 현장에서 그들을 섬기는 이들은 수호천사입니다. 아예 SOS팀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비상구호품을 들고 뛰는 그분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사입니다. 오래전 서울 서초동의 삼풍 백화점 참사 때, 몇몇 그리스도인들이 천막을 치고 아비규환의 현장을 여러 모양으로 감당하여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분들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모습으로 사건사고의 현장에 달려가 무조건 섬기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몰아쳤을 때도 가장 어려운 사람들이 누굴까를 생각하고 섬으로 달려가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누가복음에서 어느 율법교사와 예수님과의 대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교회의 직분이나 소속단체가 일하는 것이 아님을 알지요. 다만 “가서 너희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신 말씀에 우리들의 마음이 꽂혀,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으로, 향기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심령의 회복이 있는 계절이길 옷깃을 여미며 기도합니다. ‘깨달음’의 감사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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