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2011년 한 해에만 2천 500여명이 장기기증을 했고, 2012년 7월까지 누적 장기기증희망자가 1백 2만여 명에 달하고 있지만, 2만 여명에 달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이 이식을 받지 못해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의 단 2%만이 장기기증 등록자일 정도로 한국의 장기기증 등록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 기증인도 이식대기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해마다 1천여 명의 사람들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구할 수 있는 생명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한 사람이니 한 명? 아닙니다. 한 사람은 아홉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한 사람이 기증할 수 있는 장기가 총 아홉이기 때문이죠.
살아있는 동안은 신장(1개), 조혈모세포(골수), 간장, 췌장을 기증할 수 있고, 사후에는 각막, 조직(뼈, 피부, 연골, 심장판막 등)을, 뇌사 시에는 심장, 췌장, 폐장, 간장, 신장 2개, 췌도, 소장, 각막 2개를 기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기증은 아홉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날’이라는 뜻에서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했습니다. 건강한 삶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때 나에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장기를 꺼져가는 생명을 위하여 대가없이 주는 일, 장기기증은 나눔의 실천인 셈입니다.
기자 역시 대학생 시절 사후각막기증을 신청했습니다. 언젠가는 맞이하게 될 죽음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한 결정이었습니다. 신분증 한 켠에 붙여진 사후각막기증 스티커를 볼 때마다 이 다음, 제 눈을 통해 세상을 볼 누군가가 생각나 가슴이 벅찹니다.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 장기기증. 우리 모두의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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