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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아름다운 이유’
[136호] 2012년 09월 02일 (일) 모니카 @

10년 만에 고국 방문을 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지병인 당뇨의 악화로 감히 비행기를 탈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그렇게 세월이 지난 것이다. 기적처럼 인슐린 펌프를 매달고 나서 호전된 몸으로 나는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았다. 충청도 출신인 관계로 부산에 딱히 연고가 없었던 탓에 한국에 살 때는 부산에 갈 일이 없었다.

현실주의자의 눈에 비친 ‘아름다운 동행’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몇 년 전, 유럽의 기독교 공동체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운영 방식을 배우러 왔다가 내가 사는 네덜란드를 방문한 인연으로 맺어진 김기숙 전도사님이 부산에 계셨기 때문이다.
노숙자들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신 지 10여 년이 넘은 김 전도사님은 매우 조용하고 단아한 분이시다.
그런 성격으로 어찌 험한 사나이들을 어린 양처럼 다루시는지는 아마도 영원한 의문으로 남을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분의 무지개 공동체에서 같이 머물며 관찰한 바로는 김 전도사님 뒤에 든든한 하나님이 버티고 서 계신 때문이라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영국인 남편과 아들은 무지개 공동체에 첫 발을 들여 놓자마자 나가자고 성화를 부렸다. 그런 분위기나 장소가 너무나 어색한 탓이었다. 예수를 모르는 현실주의자 남편의 눈에는 김기숙 전도사님이 실천하는 ‘아름다운 동행’이 이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혼 20년이 넘도록 나의 끊임없는 기도는 남편이 주님을 영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남편에게 우리의 5박 6일 노숙자의 집 생활은 탐탁지 않았으리라.
처음에는 노숙인 형제들과의 접촉을 철저히 꺼리던 남편도 아들 녀석이 그들과 함께 기타를 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슬그머니 껴들었다. 도대체 영어라고는 한 꼭지도 못하는 형제들과 무슨 말을 그리 오래 하는지…!
밤하늘의 별이 총총히 뜨고 지도록 두 영국 사나이들은 날새는 줄 모른 채 형제들과 파안대소하며 며칠을 지냈다.

진심은 통한다

김 전도사님은 목요일마다 구청 앞마당에서 국수를 팔아 운영비에 보태기도 하고 남해까지 찾아 다니며 무의탁 노인들의 식사 공급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꽉 찬 일정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남편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는가? 예수 믿는 사람들은 다 저런건가?’
입으로가 아닌 실천으로 봉사하고 사랑을 전파하시는 김기숙 전도사님 덕분에 나 벌어 나 먹으면 그만이라던 남편의 각박한 마음이 슬그머니 녹아 버렸다.
찌는 태양 아래서 분주히 국수를 대접하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리 세 가족은 말을 잃었다.
무지개 공동체에서 총 5박 6일을 지내고 우리가 떠나는 날이 밝았다. 어린 아이처럼 해맑던 한 청년이 남편에게 잘 가라는 인사로 와락 포옹을 했다. 마주 껴안은 남편은 감동하는 빛이 역력했다.
진심은 통한다. 사랑이면 안 될 일이 없다. 무지개 공동체를 뒤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려니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다.
‘언제 다시 와 보려나….’
선하고 밝게 웃던 형제들 얼굴이 하나씩 겹쳐 떠올랐다.
그들의 어머니 노릇을 하시는 김기숙 전도사님은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셨던 귀한 분으로 우리 가족의 가슴 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활력 넘치는 아름다운 부산, 그곳이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나서지 않고 조용히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믿음, 소망, 사랑 중 가장 귀한 것이 사랑이라던 예수님의 말씀이 무지개 공동체 지붕 위로 내걸린 것만 같다.
부산…. 참으로 귀한 곳을 다녀왔다.


모니카 (Mrs. Monica Knipmeyer) 독자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 기념 한인 교회 

monica_knipmeyer@yahoo.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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