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 사고는 사고의 당사자가 바로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이고,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의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동안 정부가 목에 힘줄을 세워가며 강조했던 원자력 발전의 안정성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지난 6월 21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가졌던 아름다운동행 목요대화모임에서 송준인 목사(총신대 석좌교수·청량교회 담임)는 이처럼 큰 충격파를 던졌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문제의 핵심에 놓여 있던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기독교 윤리적 관점에서 분석을 시도했다. 송 목사의 이 같은 시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비극적이고 현실적인 사안에 대해 기독교 윤리학적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과, 환경적인 이슈에 대해 특히 무관심한 한국교회에 관심을 촉구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원자력을 둘러싼 신화들

한 시간 여에 걸친 발제를 통해 송 목사는 원자력 발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그동안 정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원자력을 둘러싼 프로파간다(정치적 설득작업), 원자력 발전이 가지고 있는 윤리적 문제와 대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다각적인 영역에서 원자력 발전 문제를 다루었다.
송 목사는 특히 그동안 정부가 줄기차게 강조해왔던 4가지 주장, 즉 ▲원자력은 안전한 에너지다 ▲원자력은 값싼 에너지다 ▲원자력 발전소는 지역 경제에 공헌한다 ▲원자력은 청정 에너지다 같은 주장들이 사실은 하나의 ‘신화’내지는 허구에 불과하다며 그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가령,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해 벌어지는 대형 참사들을 “1,0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사고”로 이야기하지만, 이 주장은 원자로 1기에 대한 확률로, 현재 전 세계에 건설되어 있는 442기 원자로 전체를 따지면 2.5년 만에 한 번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 원자력이 값싼 에너지라는 주장은 단순히 생산 대비 투자비용만 따진 것으로, 원자력 발전의 경우는 수명이 다한 원전의 폐쇄 비용, 방사성 폐기물 처리 비용, 거기에 일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전혀 값싼 에너지가 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외국과 달리 23기의 원전이 모두 반경 30km 이내 인구 밀집지역 인근에 건설되어 있어 만약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전남 영광은 14만, 경북 울진은 6만, 고리 원전은 322만, 월성 원전은 109만 명의 피해가 예상되는 등 피해규모 면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교회 관심 시급

이처럼 치명적인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은 소수의 폐쇄된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독점적으로 국가 예산을 이용해 대자본에게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일반시민들을 소외시킨 형태로 일이 진행되며, 더욱이 일단 원전을 수용한 지자체의 경우는 다른 산업체들이 이탈하는 관계로 오히려 더욱 더 원전을 받아들여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송 목사는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정면에서 거스르는 이런 무모한 시도들에 대해 한국교회가 지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민간 차원의 노력과 탈원전을 이뤄낸 독일과 독일교회의 신학적·실천적 노력들에 대해 한국교회가 이해하고 숙고하는 시도들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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