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특집 1 | ‘참 아름다웠던 창조세계 얼마나 변했나’ ①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세계는 어떠했을까. 성경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연이어 말씀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떠한가. 여기에 ‘참 아름다웠던 창조세계는 얼마나 변했는지’, 2회에 걸쳐 연재한다.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곧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얻으리라는 것입니다. 모든 피조물이 이제까지 함께 신음하며 함께 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로마서 8:21-22, 私譯)

 

신음하는 창조세계

최근에 기사화된 환경 문제에 관한 내용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넷 가운데 한 종의 비율로 조류가 사라지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독성물질 오염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아시아의 오염된 공기가 거침없이 태평양을 타고 미국까지 도달했다”, “온난화와 자연 이변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이런 기사들은 무언가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들이다. 우리는 날마다 생태계 파괴에 대한 소식을 듣지 않고 사는 일이 희귀한 일이 되었다. 지구온난화, 유독성 폐기물, 석유 유출, 산성비, 식수 오염, 열대우림의 파괴, 넘치는 쓰레기 매립지, 표층토의 유실, 종의 멸종, 스모그, 방사능 유출 등 이런 것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것들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엄연한 현실이다.
세상의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그러면 정확히 말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구체적으로 지구가 어떻게 신음하고 있는가? 이 글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붕괴되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를 탐구하려고 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피조세계가 어쩌다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때로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솔직하게 짚어 보려고 한다. 문제는 참으로 많고 심각하다. 그러나 우리는 타조처럼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그 문제들을 모른 체할 수가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님의 녹색지구가 어떻게 정상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하고도 냉철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경파괴의 큰 요인 ‘인구 증가’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수가 오늘날의 절반이었을 때가 언제였을까? 1883년? 1924년? 1965년? 정답은 1965년이다.
지구의 인구는 40여 년 만에 두 배가 되었다. 매년 7천 7백만 명씩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증가 비율로 볼 때 2050년이면 지구 인구는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인구 증가는 대부분 아프리카와 같은 저개발국가들이나 개발도상국들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따라서 인구 증가는 환경 파괴에 거대한 동인으로 작용해 왔고,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과 지역들이 사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자원들에 계속해서 압박을 가해 왔다. 인구 증가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감소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일을 끈질기게 방해하는 주된 요인 중의 하나이다.

8억5천만 이상이 굶주림 상태

만일 오늘날 굶주리는 사람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줄을 선다면, 그 줄은 얼마나 길까?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서울에서 뉴욕까지? 지구 한 바퀴? 적도를 따라 지구를 13번 돌만큼? 놀랍게도 정답은 지구를 13번 돌만큼이다.
대략 8억 5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먹을 음식이 모자라 고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대략 8명 중의 한 명 가량이 심각한 굶주림 상태에 있다. 불행하게도 식량 생산의 증가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곡물 생산 농지가 50% 감소했다. 전 세계 지하수면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바다의 어획량은 간신히 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에 따라서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00년 이후로 세계의 곡물 소비가 곡물 생산량을 앞지르고 있다. 2008년 현재, 세계의 곡물 여분 비축량이 54일치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기록상 최저치이다. 굶주린 세계에 공급할 식량 여유분이 위험할 정도로 줄어들면 우리 모두가 심각한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안타깝게도, 굶주린 사람들이 늘어선 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식물의 70%가 멸종 위기 

동물이나 식물의 한 종이 멸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1년? 1주일? 하루? 8시간?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학적으로 믿을 만한 수치는 하루에 3종, 즉 8시간에 한 종씩 사라진다.
학자들에 의하면, 지난 몇 백 년 동안에 인간이 야기한 종 멸절의 비율은 지구 역사 전반에 걸쳐 나타난 정상적인 비율의 1천 배에 이른다. 날마다 세 종이 멸종한다. 우리는 인간이 저지른 생물학적 홀로코스트를 날마다 겪고 있는 셈이다.
2006년 현재, 전 세계 척추동물 가운데 대략 12%의 조류, 23%의 포유동물, 31%의 양서류, 40%의 어류, 51%의 파충류가 위험에 처해 있다. 식물은 훨씬 더 거대한 멸종 위기를 맞아 거의 70%가 위험에 처한 것으로 분류된다. 2006년을 기준으로 볼 때 평가된 40,168종 가운데 16,118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근래에 멸종 위기 목록에 오른 종들로는 북극곰, 사하라 사막의 다마가젤, 하마 등이 있다. 기후 변화가 전 세계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도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조건이다. 우리 인간은 자연세계가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에 깊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의 멸종은 곧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이 원초적 그물망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매년 남한 크기의 열대숲 사라져

지금 열대의 숲은 어느 정도의 비율로 파괴되고 있을까? 대도시인 서울 크기만한 넓이일까? 경기도만한 넓이일까? 남한만한 넓이일까? 불행하게도 정답은 남한만한 넓이로 매년 10만 제곱 킬로미터 정도가 파괴된다.
지난 50년 사이에 삼림 파괴의 속도는 훨씬 더 빨라졌다. 매년 남한만한 크기의 열대의 숲이 사라진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1980년과 1995년 사이에는 최소한 남한의 20배 정도의 숲이 사라졌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브라질에서만 캘리포니아 주 정도의 숲이 베어졌다.
삼림 파괴의 주원인은 벌목과 목장, 대규모 농장, 땔감 채취, 도로 건설 등이다. 삼림 파괴의 결과로는 대기 중에 방출되는 탄소의 약 1/4이 숲을 베고 태우는 데서 발생한다. 나머지 3/4은 화석 연료를 태우는 데서 발생한다. 이것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다시 말해서 세계의 숲은 더 이상 탄소 흡수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반대로 탄소 배출원으로 바뀌어 지구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20%가 못 되는 사람들이 전 세계 산업용 목재의 50% 이상과 종이의 67%를 소비한다. 이것이 우리가 숲을 남용하는 실태다. 삼림을 파괴하는 행위가 우리 자신을 죽이는 일이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만큼 우리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숲에 의존한다.
숲은 목재 외에도 식량과 가축 사료, 물고기, 기름, 천연수지, 향신료, 약품 같은 재화를 제공한다. 숲이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교육, 위락, 문화적 유익 외에도 물의 조절과 정화, 쓰레기의 분해, 영양분의 순환, 토양의 생성과 유지, 꽃가루받이와 병충해 통제와 서식지 제공, 홍수와 폭풍우 같은 재해 방지, 국지적이고 전 지구적인 기후의 조절,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 유지, 우리가 숨 쉬는 산소 배출 등이 있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숲이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

청지기 역할 감당 못한 탓 

이 글에서는 생태계의 수많은 문제들 가운데 인구, 굶주림, 생물다양성, 삼림파괴의 문제를 다루었다. 아직도 물, 땅, 쓰레기, 에너지, 공기, 기후 등의 중요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 남은 문제들은 다음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하나님께서는 애당초 모든 피조 세계를 창조하시고 맨 마지막에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리고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보시고도 심히 좋다고 말씀하시겠는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그것은 우리가 창조의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창세기 2:15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이 말씀에 의하면, 우리는 창조 동산을 경작하고 지켜야 하는 사명을 부여 받은 창조의 청지기들이다. 신음하는 창조 세계를 회복하는 일은 다른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다.

 

송준인
청량교회 담임목사로 총신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서울대 영어과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남아공화국 스텔렌보쉬대학에서 ‘생태신학’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개혁주의 생태신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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