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영국 국가대표 400m 육상 선수 데렉 레이몬드 이야기입니다. 그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 그는 출발 150미터 지점에서 갑자기 다리를 감싸 안고 주저앉았습니다. 다리 힘줄이 끊어진 것입니다. 경기장 관중들의 시선은 갑자기 고꾸라진 사고를 당한 이 선수에게 모아졌습니다.
그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 고통스런 표정으로, 절규하듯 눈물 흘리며 깨금질 하며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트랙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움켜쥐고 한발로 계속 뛰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요원들이 달려가 만류했지만 그를 멈추지 못합니다.
드디어 관중석의 한 사람이 트랙안의 그 선수에게 다가갔습니다. 아들의 고통을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던 그 선수의 아버지입니다. 울며 달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부축하며 권면합니다.
“아들아! 이제 그만 하자!”
어차피 경주는 틀렸을 뿐 아니라 달릴 수도 없으니,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빨리 트랙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아들은 달랐습니다.
“아니어요, 아버지! 끝까지! 완주 할래요.”
정말 멋진 선수지요! 힘줄이 끊어진 상황도 육상선수의 신념과 의지를 꺾을 수 없었습니다. 아들의 마음을 확인한 아버지는 결단합니다.
“그래…그러면 아들아, 아버지와 같이 뛰자구나….”
그리고 아들을 팔과 어깨로 부축하고 같이 뛰기 시작합니다. 결승점까지 아버지는 도왔습니다. 통곡하는 아들을 안고 함께 눈물 흘리며 뛰는 그 아버지도 정말 멋졌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기자들과 수많은 관중은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들만이 아니라 현장중계를 보던 세계의 눈이 그들에게 열광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사람들은 일등한 선수보다 그 고통의 다리를 끌고 끝까지 완주해낸 선수와 그를 부축하고 함께 뛴 아버지에게 더 열광했습니다.
아버지를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게 한 것은 아들을 향한 ‘사랑’입니다.
비교할 수 없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과 그 이후의 영광스런 부활을 묵상하는 이 생명의 계절에, 이 이야기를 소개하며 독자 여러분을 마중합니다.
우리가 고통가운데 있을 때, 절망 속에 있을 때, 해답을 찾지 못해 절규하고 있을 때, 우리에게 다가 오셔서 반드시 도와주시는 주님을 만나는 은총 누리시길 소원합니다.
그분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무덤에서 일어나 부활하신 것처럼, 내 생각을 뛰어넘어 내 곁에 계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없이 강력한 사랑을 생각하게 됩니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느끼는 계절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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