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안교회엔 ‘명품’이 있다.
새 성전과 함께 태동한 ‘향기’가 있다.

어느 때 쯤 몸이 움츠러드는 추위가 시작될라치면
느낄 듯, 못 느낄 듯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눈길을 끌 만큼 예쁘지도 않고
만져보고 싶을 만큼 탐스러운 꽃송이도 아닌
어설픈 가지, 가지에 붙어 작은 꽃망울들을 터뜨린다.
인적이 많이 드나드는 한낮엔
살포시 입 다물고 뒤채인 채 기다리다
밤새 자신의 몸을 온통 내주어
진하고 향기로운 꽃내음을 품어댄다.

천리를 날아가 향기 되어 그 이름이 ‘천리향’인가?
캄캄한 밤에만 쏟아내는 향기 되어 ‘야래향’인가?
아래층, 위층 교회 곳곳에 부드러운 행복이 가득 넘친다.

나의 생명 주심을 확인하는 삶의 첫 시간!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성전 뜰에 들어설라치면
은은한 향기가 코끝에 감미롭다.
채 가시지 않은 생활 속 고달픔에
덜 깬 잠의 눈꺼풀이 도무지 무거운데
어느새 기분 좋은 황홀함에
주시는 말씀마다
하루를 살아갈 맛이 달아 기운을 돋운다.

향기! 냄새!
거칠고 험한 세상의 향기 되라 하시건만
우리의 추함은 갖가지 냄새를 품어대고
욕심과 탐욕의 짜디짠 내음.
교활하고 비열하며 가증하고
이중적인 이들의 비린내…
이기적이고 냉랭한 이들의 매운내…
자만과 오만의 쓰디쓴 탄 내음…
빌딩숲마다 과도하게 뿜어대는
인위적·화학적 방향제의 역겨움은
자신을 포장하려 애쓰는 겉치레의 허황됨과 같아
내 삶의 뒤안길을 되돌아본다.

우리를 향해 소망하시는 그리스도의 향기!
사랑의 향기…
온유한 향기…
겸손한 향기…
믿음의 향기…
복음의 향기…

아름다운 영향력 반응을 이끌어내어
냄새가 향기로 승화되는 능력이 되고 싶다.
육신은 피폐해지고 늙어간다 해도
순전하고 부드러운 나드 향유 같이
속속 풍겨대는 천리향 같이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주님의 향기이고 싶다.

주님의 향기로…

- 황길례(권사·동안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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