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영혼에 담으며 잃어버린 것은 없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윤동주 시인의 말입니다.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길’ 1941]

그리고, 눈이 오목오목 커질만한 노랫말도 있지요.

“하얀 도화지에 나는 그려요,
어른들이 잃어버린 아름다운 세상을.”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_이강산]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 라고 했던 ”시인 정체봉 님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그가 말하는 동심은 영혼의 고향이라 했지요.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봄이 한 해의 첫 단추가 된다면 더욱 견고한 한 해를 영혼에 채울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 첫 단추는 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대번에 떠오르는 한 사건이 저에게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과일 가게에서 흠 없는 사과를 고르는데
흠, 있는 사과 하나가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
"너는, 흠 없으세요?.."
"......,"
저는 그날, 흠 있는 사과만 골라서 계산하고 나왔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세 가지 감사가 있었습니다.
흠, 있는 사과를 보며 나의 흠을 생각 할 수 있어서.
과일 집 주인의 근심을 조금 덜어 줄 수 있어서.
다른 손님 흠 없는 사과를 살 수 있게 되어서.
‘사실보다 중한 건, 태도’라는 말이 있듯,
그 어떠함에 감사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해요” 라는 노래보다 더 진한 삶의 향기가 소리 없는 노래였음 좋겠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 ‘감사 예찬’이라는 시가 있지요. 저는 이 시에서, ‘감사만이 누구도 다치지 않는 꽃길’이라는 것과 ‘감사만이 기도’라는 표현 앞에 눈이 멀었습니다.


감사 예찬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햇살이 거두어지면 어둠이 내려앉듯, 감사부재가 모든 어둠의 원인임을 대번에 알아차리게 됩니다. 견고는 시간으로 하여금 일하게 한다는 말이 있지요.
견고함. 분명, 그 속엔 감사의 에너지가 가득하겠지요. 감사는 하나님 나라 일꾼들에게 가장 든든한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새해라는 말이 이슬처럼 스러지기 전에 더 찾을 건 무언가 꼼꼼히 돌아보아 누구도 다치지 않는 꽃길이 세상 곳곳으로 이어져 그 끝에 하늘 길 과 맞닿는 은총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