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설립 그 후 1년]

출소자 12명 재복역률 0%
 15년의 긴 여정이었다. 범죄자 수용은 오로지 국가만 해야 한다는 편견으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4년, 기피시설을 꺼려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또 몇 년,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되고, 300억원 가까운 설립 비용 마련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섬김으로 시작한 국내 첫 민영교도소 ‘소망교도소’(소장 심동섭)가 지난 12월 1일 개소 1주년을 맞았다. 1년 전 재소자 30명을 수용하는 것으로 시작, 현재 300여명이 되었다. 한국의 교도소 출소자의 평균 재복역률은 22%, 소망교도소는 이를 5%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다양한 인격적 교화프로그램
 민영 교도소 성패의 열쇠는 사실 교화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있다. 소망교도소는 재범률이 4%에 불과한 브라질의 휴마이타 기독교소망교도소를 모델삼아, 재소자의 교화와 성공적 사회 복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망교도소가 특별한 이유는 아시아와 국내 첫 민영교도소인 것 외에도,   소망교도소에서만 볼 수 있는 몇 가지 풍경이 있기 때문이다. 식구통 안으로 밀어 넣어지던 식사는 공동 식당에서 재소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먹는다. 이는 일반 교도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집단폭행 외에도 수저, 식판은 얼마든지 흉기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소망교도소는 재소자의 교화 뿐 아니라 재소자의 가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교도소내의 교화 프로그램으로 ‘아버지학교’ 등의 가족치유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을 교도소에 보낸 가족을 위로하는 ‘푸른나무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재소자 뿐 아니라 실망과 상처로 얼룩져 세상에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도 함께 치유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 교도소에 있다는 얘기를 아무에게나 쉽게 꺼내기 힘든 상황에서 ‘푸른나무 상담실’은 재소자 가족들에게 맘놓고 속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600여명 자원봉사자들의 힘
 소망교도소의 지난 1년의 시간에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자원봉사자 교육과정을 이수한 600여명이 대기하고 있고 그 중 100여명이 1대1로 상담하는 멘토링, 피해자와의 화해 프로그램, 미술·음악 심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재소자들을 돕고 있다.
 현재 입소자 자격은 징역 7년 이하의 형, 전과 2범 이하로 제한돼 있고 약물 및 조직폭력, 공안사범은 제외된다. 입소를 희망하는 재소자들의 신청을 받아 법무부에서 선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운영 경비는 정부 예산의 지원을 받는데 국영 교도소 운영비의 90% 수준이다. 국영교도소보다 적은 예산과 적은 직원수에도 불구하고 원활히 운영되는 것은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섬김 덕분이다.
 지금까지 출소자는 12명 재복역률은 0%다. 개소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민영교도소의 성공’이라고 축포를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망교소도가 보내온 지난 1년이 의미있는 보고서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박정은 기자 springday@iwithjes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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