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위로’라는 책을 읽었다. 앤서니 스토라는 영국의 정신과 전문의가 쓴 작품이다. 스토는 정신분석 연구 과정에서 융의 영향을 받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들의 사상을 무조건 모방하기보다는 융합해 자기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명확하고 읽기 편한 문체와 함께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그의 능력 덕분에 그의 저서는 비전문가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사람들의 행복에 꼭 “관계”만 중요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제기 한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한다. 요즘에는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해서 SNS라는 통신 연결망을 통해 쉴 새 없이 교류하고 이야기를 한다. 끝없이, 끊임없이 관계를 추구한다. 그럼 이제 사람들은 예전보다 덜 소외되고 더 행복해졌을까? 해마다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 관계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자살자의 수도 마찬가지이다. 만남의 경로가 다양화되고 시공을 초월해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왜 여전히 허전한 것일까? 저자는 “혼자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행복은 꼭 관계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 획기적인 영향을 준 천재들은 오히려 관계에 취약했다고 한다. 뉴턴, 칸트, 베토벤, 비트겐슈타인, 에드워드 기번 등 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최고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기가 자신의 삶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오직 혼자 있을 때뿐이다.” (정신분석가 도날드 위니코트) 아기조차 자신의 본래적 존재에 대한 의식을 위해서는 혼자 있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저희가 와서 자기를 억지로 잡아 왕으로 삼으려는 줄을 아시고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시니라.” (요6:15)
예수님께서 죽은 자를 살리시고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시며 귀머거리의 귀를 열어 주시자 사람들은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면서 주님을 왕으로 삼고자 했다. 그 때 예수님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좇아 그들에게 나아가지 않으셨다. 주님은 오히려 다시 혼자 산으로 떠나가셨다. 우리는 스타가 되고 싶어 한다. 인기를 갖고 싶어 한다. 명예를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주님은 혼자 있기를 택하셨다. 여기서 “다시”라는 말이 쓰인 것으로 봐서 주님께서는 종종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셨음을 알 수 있다. 행복은 결국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의 힘이 살아 있어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상대적인 관계에서 오는 감성적이고 순간적인 위로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찰나일 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린 아이가, 엄마가 곁에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혼자 있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확신해 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버지 되심을 확신하며 홀로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을 확인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혼자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그것을 이겨나갈 에너지와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주님과 함께 산으로 가자.

 

송수용

한국인재인증센터 대표인 그는 젊은이에겐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직장인에겐 ‘하면 된다’는 의지를, 사업가에겐 ‘실패는 없다’는 희망을 제시하며 가는 곳마다 기립박수를 놓치지 않는 명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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