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다섯돌을 맞는 우리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감사가 마음에 넘칩니다.
그 감회와 감사를 여기 다 표현할 길은 없습니다. 다만 ‘아름다운동행’의 ‘회복’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회복은 이 땅에 그리스도의 향기로, 생명력으로, 지치고 곤한 심령들이 깃들일 수 있는 터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걸어온 시간을 따라 그 족적을 찾아보았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납니다. 누구나 다 걸어간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적게 간 그 길을 택한 ‘아름다운동행’ 입니다. 그리고 그 시의 끝 문장처럼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고백할 수 있는 존재들이길 기도합니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로 오직 ‘성장’이란 페달을 밟는 것처럼 질주하는 당시의 한국교회 상황에서 목소리 높인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깨달음으로, 뜻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대안의 매체로 시작한 ‘아름다운동행’ 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겠다고, 소통의 물꼬를 트겠다고, 포용하고 긍정하겠다고, 삶속에 스며들어 그리스도의 힘이 되겠다고, 오직 그리스도께 우리의 눈을 두겠다고 335명의 창간발기인들과 함께 선언하고 시작한 이 ‘아름다운동행’의 물길은 그치지 않고 흘러왔습니다. 아니, 흘러갑니다. 쇠하지 않는 생명력으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 ‘소통의 물꼬’가 트여 이만큼 우리를 존재하게 했습니다. 소통의 힘입니다.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 열매를 맺고 있는 것도 있고, 아직 연한 싹이 보일 듯 말 듯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싹이 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입니다. 이제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생깁니다.
‘감사일기 운동’을 펼치면서, 그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우리의 애씀이 과연 무엇을 가져올까. 반신반의 하면서도 가야하는 길이기에 갔습니다. 물꼬를 텄습니다. 뚜껑을 살짝 열어보았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는데, 어쩌면 이리도 향기로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리는지요! 가슴 깊은 곳에서 희열이 느껴집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탐욕의 열매인데,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그 열매가 이리도 아름답습니다.
새해에는 ‘아름다운동행’ 회원교회마다 단체마다 가정마다 ‘감사일기 쓰기 운동’이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개인을, 가정을, 교회를, 이 사회를 회복하는 힘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아름다운동행’도 그 일을 섬길 채비를 해야겠습니다.


다섯돌 기념호로 48면을 꾸렸습니다. 밤낮없이 꼬무작거리며 정성껏 만든 ‘아름다운동행’ 스텝들의 예쁜 마음이 애독자 여러분에게까지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감사로, 기쁨으로, 존재의미로, 행복감으로 열매 맺길 기도합니다. ‘착한 누룩’은 소리 없이 다가가 자기를 부정하고 상대방을 멋지게 변화시키는 존재이니까요. ‘아름다운동행’은 이 사회의 ‘착한누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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