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정에나 독특한 문화가 있다. 그러한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바로 부모다. 부모가 어린 시절부터 아이와 꾸준히 소통을 하면서 그 집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면 그 집의 그 독특한 점을 알아보려 하고, 때로는 그걸 두려워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도 그런 게 몇 가지 있다. 지금은 아이들이 모두 출가를 하였지만 아이들이 어렸던 시절,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생일 선물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것이 맞나?” 꽤 머리 아픈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문제를 놓고 여러 번 토론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생일이 다가오면 부모에게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가 많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결국 ‘아름다운 포기’를 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일 선물은 아이가 자기를 낳아준 부모에게 주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다른 친구들이 어찌 생각하든 그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생일에는 누가 누구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는 것이 맞나?” 역시 이 문제를 놓고 여러 번 토론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가 생일을 맞이하면 어머니가 아이에게 미역국을 끓여준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다시 한 번 ‘아름다운 포기’를 택했다. 다른 사람이 어찌 생각하든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학창 시절 우리 가정의 그런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왔다.

생일이 되면 자기를 낳아준 부모에게 선물도 하고, 미역국도 끓여주는 게 맞다. 아이 생일에 부모가 선물을 의무적으로 해주고, 미역국도 끓여 바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감사는 기억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바른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달이면 큰 아이 생일인데, 우리가 만들어온 작은 문화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할 생각이다. 늘 그래왔듯이…. 그러면 그 아이도 자기 아이에게 이러한 문화를 가르쳐주겠지!

 

 

대전대 교수이며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일기>의 저자이다. 소통이 희망의 열쇠라는 메시지를 알려주는 명강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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