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피어나려는 들국화 봉우리들이 가득 담겨 있는 화분을 받았습니다. 가을에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는 카드와 함께 말이지요.
점심시간에 여자 아이 하나가 식판에 밥을 받아 들고 들어오면서 교실 앞에 있는 그 커다란 화분에 고 조그만 얼굴을 푹 파묻더니만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머금으며 자리로 들어가는 겁니다. 어찌나 귀여운지 그 녀석 눈에도 꽃들이 사랑스러웠던 모양입니다.
밥과 꽃. 그러고 보면 밥 말고도 우린 먹고 싶은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해요. 가을이 되니까 뮤지컬도 보고 싶고, 그리운 친구도 만나고 싶거든요.
배가 고픈 건 금방 알아차리는데 영이 고픈 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영이 고픈데 음식을 먹거나 물건으로 혹은 사람에게서 만족을 얻어 채우려는 헛수고를 하지요. 친구가 그러더군요.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한 켠에 휑하니 뚫린 듯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고. 지금은 예수를 믿는 그 친구가 예수를 모르던 시절을 회상하던 고백입니다.
맞아요. 영의 배고픔과 목마름은 예수를 만나야 채워지는 것이지요.
비싼 뷔페식당을 간 적이 있어요. 맛있는 것이 어찌나 많은지 배가 지나치게 부르도록 먹었는데 그 다음 날 배가 또 고픈 거예요. 당연하지요. 진수성찬이 차려져도 열흘 치 밥을 한꺼번에 먹어 저장해 둘 수는 없는 것이 우리 몸의 구조니까요.
영의 배고픔도 그렇지요. 어제 예수를 가득 먹었는데 오늘 또 그의 말씀이 고프고, 한 번 먹은 그의 은혜로 평생을 살 것 같다가도 금방 또 그의 은혜가 필요하지요.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예수가 채워지지 않고는 힘을 내어 살 수가 없기에 오늘도 예배의 자리로, 말씀의 자리로, 기도의 자리로 나가요. 영의 고픔은 밥과 좋은 것과 사람이 아닌 예수로만 채워지거든요.
“선생님, 화분을 왜 안 가져가고 교실에 두세요?”
“집에 있으면 몇 명만 볼 수 있지만, 여기 있으면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잖아~!”
내 안에 있는 예수의 향기가 가을바람을 타고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수 믿으세요. 그의 사랑은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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