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원칙> 책 낸 패밀리터치 정정숙 원장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다분히 ‘상대적’이다. 어렵게 생각하면 세상에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 없고, 쉽게 생각하면 이보다 더 쉬운 일이 없다. 가령, 아이의 미래와 능력, 적성, 정서적 측면, 창의력, 체력 등등을 꼼꼼히 따지고 계산해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준비해야 될 것이 무엇이고, 어디를 보내야 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며... 이러면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다.
하지만, 우리의 할머니·할아버지 세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지 먹을 것은 지가 갖고 태어난다”는 대단히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양육관이다. 이런 입장에서 아이는 스스로 성장하며 제 앞길을 선택해가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믿고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만 하면 되었다. 넉넉하고 여유로운 세계관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아이들은 온갖 스펙과 아이큐(IQ)·이큐(EQ)·씨큐(CQ) 등 ‘올마이티’한 ‘신인류’로 거듭나고 있다. ‘뒤쳐지면 죽는다’는 절박감이 오늘의 부모들을 무섭게 쥐어짠다. 정말 우리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 할까? 과거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던 명문가들은 명시적인 교육론이 없어도 그 집안의 문화 속에 흐르는 ‘불문법’으로,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다시 딸로 이어지는 구전 교육론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이런 ‘비전(秘傳)’이 없는 ‘우리 평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좋은 원칙’
이런 면에서 ‘패밀리터치(Family Touch)’의 정정숙 원장이 최근 낸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정 원칙>(카리스)은 하나의 ‘좋은 원칙’이 될 수 있다. 총 8개의 원칙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부모의 자녀 양육 스타일에 대한 점검에서부터 자녀의 자긍심을 세우는 일의 중요성, 좋은 습관의 효과, 어떻게 행동 교정을 할 것인가 등 자녀 양육의 구체적인 원칙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지난 2001년부터 미국 뉴저지에서 가정사역단체인 패밀리터치를 운영하고 있는 정 원장은 원래 청소년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시간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이것만 가지고는 청소년들을 실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도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들의 ‘부모’였다. 부모들이야 말로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사람들이었다.
정 원장은 그래서 부모들을 위한 자녀 양육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부모들이 변화하면서 자녀도 함께 변했다는 간증을 여기저기서 듣게 되었다. 작지만 소중한 결실들을 얻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정 원장은 부모의 변화가 자녀의 변화를 가져오고, 변화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부부 사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녀들은 여전히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녀 양육의 기초
정 원장은 자연스럽게 부부 사이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건강한 부부 관계가 자녀 양육의 기초가 되고, 그 기초 위에서 부모 교육과 청소년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비로소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과 1,000회가 넘는 강연, 저자 자신의 가정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8가지 원칙이 세워졌다. 이 원칙들은 부모가 자신의 자녀 양육 스타일에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자긍심이나 사랑과 같은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에서부터 모델링을 통해 부모의 신앙과 가치관을 전수시키는 데 이르기까지 광범위하지만 동시에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정 원장은 하지만 이런 모든 원칙의 이면에 흐르는 가장 기본적이고 밑바탕이 되는 원칙은 바로 ‘성경’이라고 말한다. 정 원장은 그중에서도 특히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는 말씀과 ‘씨뿌리는 자의 비유’(마 13)를 꼽고 있다. 이 말씀들을 구체적인 우리의 일상과 교육으로 풀어놓으면 ‘8가지 원칙’이 된다는 설명이다.
정 원장은 그래서 이 책이 성경적인 자녀 양육 방법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지홍 기자

 

자녀 양육의 8원칙

1. 올바른 자녀 양육 스타일로 기초를 놓아라
2. 건강한 자긍심으로 세상을 보게 하라
3.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확인시켜 주라
4. 효과적인 훈련을 통해 자기주도적인 아이로 키워라
5. 인성 좋은 아이로 키우려면 좋은 습관을 길러주라
6. 행동 교정으로 책임 있게 살아가는 자녀로 이끌어라
7. 모범을 통한 교육으로 부모의 삶과 신앙을 전수하라
8. 즐거운 가족시간을 통해 천국을 경험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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