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가페소망교도소 새 소장 심동섭 변호사

국내 유일의 민영 교도소인 아가페소망교도소 제2대 소장으로 심동섭(52) 변호사가 취임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심 소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복음으로 재소자들을 변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권하심
심 소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내 10대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로고스의 ‘잘 나가는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 그가 소망교도소 소장으로 부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주변의 반응은 “왜?”였다. 많은 급료의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왜 어려운 박봉의 자리로 가느냐는 의미였다.
심 소장은 “특별한 배경은 없다”면서 농담처럼 “끌려간다”고 대답하며 웃었다. 하지만 심 소장이 소망교도소장으로 부임하게 된 데에는 이전부터 맺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심 소장은 95~96년 현직 검사 시절, 전문위원으로 민영 교도소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
“당시 브라질과 미국의 민영 교도소들을 모델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 자료들이 현재 소망교도소 설립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심 소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소망교도소 설립에 산파 역할을 했다.
또 하나, 심 소장은 신학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 한 교회의 강도사로 시무하고 있다. 자신은 전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지만, 농담처럼 말하는 “끌려간다”는 표현은 하나님의 ‘강권하심’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복음이 가장 강력한 무기
소망교도소에는 현재 300여명의 재소자가 입소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70%는 강력사범이다. 이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심 소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제자훈련과 성경공부 같은 복음을 통한 영적인 변화와, 텃밭 가꾸기, 애완견 기르기, 유기견 돌보기, 청소와 봉사 같은 정서적 차원에서의 변화이다. 땀 흘리며 노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상담 등을 통해 스스로 변화될 수 있는 환경과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다.
심 소장은 “소망교도소의 목표는 벌을 주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변화시켜 다시는 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데 있다”며 “복음이야말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심 소장은 특히 “교도소는 복음의 황금어장”이라며 “내년에는 교도소의 체제를 안정시켜 재소자들을 복음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 확보가 관건이라며 “한국 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세상과의 화해
소망교도소에는 현재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재소자들의 변화를 돕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교육 과정을 이수한 600여명의 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이중 100여명은 교도소에서 실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심 소장은 재소자들의 변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통해 이들이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가족과 사회,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하나님과 화해하길 바란다”며 “이들의 변화는 곧 재범률의 하락으로 이어져 사회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소장은 이어 “아직 부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체적인 상황을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교도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열정과 헌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박봉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 여 간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짧은 시간 안에 소망교도소를 일반 교도소 수준까지 올려놨다”며 자신도 “기본적인 토대를 잘 마련해 놓은 전임 소장의 뜻을 이어 소망교도소의 설립 목적을 잘 살려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 소장은 1988년 서울남부지청 검사로 법조계에 들어와 2006년 서울고검 검사로 퇴직했다. 이후 중앙대 법대 겸임교수 및 법무법인 로고스 소속 변호사로 일했다. 96년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를 조직했고, 애드보킷 인터내셔널 한국 대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법률고문단 해외분과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김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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