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높고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에는 찌들고 지친 심성을 맑게 하고, 회복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즐기고 누릴 줄 알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하고서야 거기서 에너지가 나오고 또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쩐 일인지 이 좋은 걸 제대로 느끼고 즐길 줄도 모르고, 상하고 지친 영혼인 채로 처져 있습니다. ‘아름다운동행’ 117호를 읽으면서 그 힘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열일곱 가지의 질환을 앓고 있는 다니엘 이야기로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온갖 질병으로, 의학적 소견으로는 도저히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걷지도 못한다는 아이가 어떻게 보고 듣고 말하고 걷고...게다가 뛰며 춤추는지, 모든 독자들에게 의학적으로는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행복한 다니엘 이야기를 선물하는 저희들이 행복합니다!
▶ ‘개혁’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494년 전, 젊은 사제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걸고 종교개혁을 선언한 것을 기념한 날이 있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개혁이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럽습니다. 우리 안에 개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가 ‘개혁’을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저 우리는 본질로 돌아가려는 결단과, 그 길을 향해 걸어가는 애씀, 이게 중요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회복’을 향한 달음질 말입니다.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것에서 그것을 ‘회복’하자는 외침입니다. 그 옛날 루터 뿐 아니었지요. 후스, 존 낙스, 쯔빙글리, 칼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세기를 지나면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은 많은 분들이 개혁과 갱신의 깃발을 부단히 흔들었지요. 온 삶을 바치고 생명을 바쳐 깃발을 흔들던 그 개혁자들의 몸짓이 가슴 아리게 다가옵니다.
“오직 성경,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이 종교개혁의 중심정신입니다. 우리 삶의 현장에 이 정신이 구현되도록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진정한 모습, 이것이 ‘말씀’으로 돌아가는 가장 바람직한 지름길이지 싶습니다. 사실 여기서의 지름길이란 본질회복입니다.
▶ 이 땅에 살면서 선한 뜻을 세우고 살아가는 이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 ‘뜻’은 이기주의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우리시대에 가장 큰 과제인 경제주의가 낳은 탐욕을 극복해내는 것인데, 경제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 울리는 감동이 있고 나를 개혁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개혁에 동참하는 대안의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이 땅의 ‘지각있는 이들’에게 지워진 숙제는 늘 크고 힘겹습니다만, 여기에 동참하는 발걸음은 아름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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