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포이동 266번지’ 이야기


서울시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현주소 개포4동 1266번지) 재건마을. 이곳은 대한민국 최고 부자들이 산다는 타워팰리스가 바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강남 속 판자촌 마을’로 더 유명합니다.

강남에서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마을은 이렇게 생겨났습니다. 1979년, 정부는 넝마주이분들을 집단수용하여 관리하는 자활근로대를 만듭니다. 그리고 1981년에 자활근로대 45명을 양재천 옆에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물을 모아 생계를 유지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상전벽해입니다. 당시는 아무것도 없던 양재천이 지금은 빌딩으로 둘러싸여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 6월 12일 한 초등학생 아이가 불장난을 하다가 그만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마을 대부분이 불에 탔습니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을의 땅이 서울시가 소유한 시유지라는 이유로 정부에 의해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런 딱한 소식을 전해 들은 많은 시민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찾아와 마을의 주거를 복구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위로의 공연도 하고, 함께 예배도 드렸습니다.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기 위함이었습니다.

개그맨 김제동 씨도 찾아와 마을 아이들을 위한 ‘기적의 책꽂이’도 선물해주고 주거 복구 작업에도 함께 참여하면서 마을주민을 위로하였습니다. 기적의 책꽂이는 마을 아이들에게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작은 선물입니다. 재건마을에는 지난 2003년부터 대학생 선생님들이 찾아와 공부방에서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재건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복구하면서 가장 먼저 아이들의 공부방을 지은 것도 자신의 아이들만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마을을 복구했지만, 새벽에 기습적으로 강제철거되었습니다. 그래서 30년 넘게 겨우겨우 살아온 이들의 터전은 다시 무참하게 짓밟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다시 마을주민들을 위한 집을 지으면서, 마을의 주거 복구에 구슬땀을 흘립니다. 혹시 모를 철거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야간 지킴이 활동도 합니다. 이들은 왜 끈질기게 이곳에 모일까요?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건마을에 다시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오는 9월 4일 오후 4시에 마을에 함께 모여 ‘희년실천주일 연합예배’를 드립니다. 모든 사람의 평등한 토지권과 주거권을 보장하는 성경의 희년 말씀을 이곳에 선포하고, 마을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재건마을에 찾아온 많은 천사들의 따뜻한 마음과 소망이 마을 주민들을 다시 살릴 것입니다.

글·사진=고영근
희년함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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