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조 목사 소천


창립 25주년을 맞아 교인들에게 쩌렁쩌렁한 울림을 줬던 게 1년도 채 안 되었다. 그날의 설교는 교인들에게 깊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사도행전적 교회’를 모토로 선교에 역량을 집중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설교였다.

 “25주년을 계기로 온누리교회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교회로 변화되는 것이 이번 기념예배의 목적입니다. 100만 명의 외국인 근로자, 2만 명의 탈북자, 장애인 등 기타 가난한 사람들을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화가 올 것입니다.”

그는 재산을 팔아 필요에 따라 나누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재산을 팔아 어려운 이들을 돕는 교인이 되라고, 그것이 교회의 확장보다 더 ‘사도행전적’임을 강조한 것이다.

성만찬에 대해서도 그는 “예수가 피와 살을 나눈 것”이라며 “받는 게 아니라 나누는 것이  기본 정신이 되어야 한다” 했다. “개인이 가진 특권, 지식, 사랑, 재산을 나누어야 한다” 했다. 그리해야 모든 사람이 같이 행복을 누리는 ‘사도행전의 세상’이 온다고 외쳤다.

그는 단도직입적이었다. “사치스러운 생활을 버리라”고 했다. 교인들만 사교육 하지 않아도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 거라 했고, 교인들만 가난한 사람을 도와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말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초대교회에 임했던 성령이 여러분들을 만져주셔야 합니다. 우리는 오늘 축제를 하려고 모인 것이 아닙니다. 오순절을 다시 느끼기 위함입니다. 오늘 우리는 인기와 권력이 아니라, 민족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고, 어려운 이웃들을 향하여 나 자신을 내려놓는 집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초대교회처럼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 필요에 따라 나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말씀 중심으로 살아가며 기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사도행전급 나눔 기적이 매일매일 일어나길 바랐다. 그가 쓰고자 했던 사도행전 29장은 그런 공동체였다. 그를 떠나보낸 날, 문득 이날의 설교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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