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끄트머리에서 후반전을 생각하다



여름휴가도 시들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후반전’을 뛰기 위해 다시 삶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그 전에 ‘시각 교정’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뛸 것인가? 나의 ‘골’은 무엇인가? 영화 <타이타닉>이 떠오른 까닭입니다.

영화 <타이타닉>은 한 사람의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침몰한 유람선 어딘가에 거대한 보석 목걸이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입니다. 그 목걸이를 한 여인의 누드화가 침몰한 타이타닉 호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 발굴 작업의 책임자는 그 과정에서 목걸이의 주인이 생존해 있음을 발견하고, 할머니가 된 그 여인에게서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가 줄거리를 이루도록 구성한 것이 영화 <타이타닉>입니다.

그 여인의 이야기 속엔 선장과 배를 설계한 설계가와 유람선 카페에 고용된 연주자들이 배가 침몰해 가는 동안에도 자신들의 책임을 놓치지 않고 숭고하게 지켜 낸 직업의식이 있고,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다 간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돈으로 생명을 맞바꾸려 한 어리석은 사람들, 뭐든 크고 빠른 것이면 안전할 것으로 착각하는 성장지향의 사람들도 등장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는 그래서 감동적입니다. 바다 속에 침몰된 타이타닉 호에서 보석 목걸이를 찾기 위해 발굴 작업에 나섰던 사람, 이 영화의 동기를 제공한 그 발굴 책임자가 한 말입니다.

“타이타닉 호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세상이 우리들에게 의미 있는 까닭 역시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 눈물이 있고, 사랑이 있고, 미움과 분열을 이기려는 누군가의 희망이 있습니다. 거기서 이 고상하고 영원한 것을 위해 달음질하는 이들이 있기에, 또 그들의 생명을 구하려는 하나님의 열심이 있습니다. 그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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