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토트, 하용조 목사님을 보내며….

존 스토트 목사님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추모 물결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새삼스레 그의 책을 펼쳐 봅니다. <제자도>입니다. 제자도의 삶에 대해 여덟 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요.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그리고 죽음입니다.

예수를 스승 삼아 그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제자이지요. 제자는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단순한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을 제대로 돌보아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 불합리한 사회를 변혁하는 제자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하용조 목사님도 하나님의 곁으로 가셨습니다. ‘사도행전적’ 교회를 외치시며, 28장까지 있는 사도행전에 29장을 더하고자 하셨습니다.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세계의 모든 열방으로 흩어졌듯이, 우리도 그리하자는 열정이었습니다. 1년 전 그는 ‘사도행전적 교회’의 정의에 한 가지를 더 강조했습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사도행전, 2:44-45)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도행전적 교회가 되자고 외친 것입니다. 믿는 무리가 한마음과 한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고,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고 전해지는 그 초대교회로 가자고 말입니다. 이것이 담보되어야 진정한 사도행전급 교회가 되는 거라고요. 그러면서 선교와 확장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회개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정 이분들을 존경하고 추모한다면, 그들의 가르침도 받아들이고 따라야 할 텐데, ‘제자도’이니, ‘사도행전적’ 교회이니 여전히 버겁기만 합니다. 그래서 불편한 말씀은 내 멋대로 ‘의역’을 해버립니다.

‘요즘 세상에 무슨… 공산주의도 아니고, 기부 몇 푼 하면 되는 거지.’
‘사회 변혁은 정치인들에게나 맡기고, 복음 전파에만 힘써야지.’

아직 초대교회의 그 성령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이며, 주의 제자가 아니라는 확증일 것입니다. 그들을 보낸 슬픔이 더욱 커집니다.

사도행전에서 성령 받은 이들이 보여준 그 나눔이 있는 그대로 ‘의역’ 없이 우리의 삶에 적용되기를, 조금이라도 예수를 닮아가는 제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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