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역사, 과학이 밝혀낸 출애굽의 기적들


 ‘이집트 10가지 재앙의 비밀’은 출애굽기에 묘사되는 10가지 재앙이 역사적 사실임을 밝힌다. 저자는 다름 아닌 분자생물학자이자 화산연구가인 시로 트레비사나토 박사이다. 역사학, 자연과학, 성서 연구를 통해 <출애굽기> 7-13장에 나타난 이집트의 10가지 재앙이 실제 있었던 자연적, 역사적 상황이었음을 주장한다.


첫째 재앙은 나일 강물이 피로 변하는 사태였고, 둘째 재앙은 개구리들이 강물에서 나와 육지, 인가, 왕궁까지 덮친 사태였다.

첫 번째 재앙은 나일 강이 붉게 물든 것이었다. 강의 물고기가 죽었고, 사람이 도저히 마실 수 없게 되었다. 이 강은 이집트인들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수천 년 동안 이집트인들의 생명줄 역할을 한 나일 강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됐다.

저자는 이에 대해 붉은 모래가 강물을 붉게 변하게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에도 사막의 붉은 먼지와 모래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큰 골칫거리이듯이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쟁점이 있다. 왜 물고기가 죽어서 수면에 둥둥 떠다녔냐는 것이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답변은 ‘화산재’에 의한 변화라는 것이다.  

화산재는 소금과 유리를 포함한 몇몇 물질을 담고 있다. 특히 소금은 물에 용해되면서, 강물의 색깔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구리와 스트론튬, 나트륨이 들어 있는 황산염은 붉은빛을 띤다. 화산 물질은 산성도가 높다. 강의 물맛을 시큼하게 했을 것이고,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개구리에게도 그런 나일 강은 치명적이었다. 거의 모든 개구리가 뛰쳐나왔다. 육지 위에서 말라 죽을 위기에 처한 개구리들은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왕궁까지 침범하게 되었다.


셋째 재앙은 아론의 지팡이를 통해 일어난 킨님, 즉 ‘이’ 재앙이었다. 넷째 재앙은 파리 재앙, 다섯째 재앙은 악질로 인한 가축들의 떼죽음, 여섯째 재앙은 풀무의 재가 사람과 동물의 몸에 일으킨 독종 재앙, 일곱째 재앙은 뇌성, 우박, 불의 재앙, 여덟째 재앙은 메뚜기 떼의 출현이었다.

개구리와 물고기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그런데 개구리와 물고기가 죽었기 때문에 곤충들은 계속 늘어난 것이다. 곤충들은 썩어가는 천적들의 몸체에 알을 낳았을 것이고, 어마어마한 알들이 그곳에서 부화했을 것이다. 한국어로는 ‘이’로 번역된 이 벌레의 정체는 ‘킨님’으로 “피 빨아먹는 구더기”로 설명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

다섯째 재앙은 매우 독특하다. 화산재로 인한 여름 폭풍우로서 밖에 있던 짐승들을 기습적으로 죽였다. 대기 중에 있던 상당량의 화산재 때문에 산성도가 높은 폭풍우였다. 실제로 이 재앙 바로 다음에 사람들의 피부와 동물들의 가죽에 악성종기가 생겼다고 출애굽기는 전한다. 더군다나 이 재앙은 유일하게 의학적인 이름이 붙은 재앙이다.

여섯째 재앙인 독종은 ‘쉐힌’, 즉 치료가 필요한 상처라고 불린다. 이것은 피부 화상의 일종으로서 이집트의 의학 파피루스를 포함해 고대 의학에서 꽤 자주 언급되던 질병이었다.

재앙은 계속됐다. 메뚜기 떼가 이집트를 습격했다. 들판에 있는 것은 뭐든지 다 먹어치웠다. 앞선 재앙들이 일으킨 폭풍우와 대기 중의 화산재가 이집트의 습도를 높였다. 공격적인 메뚜기 떼가 출현하기에 딱 좋은 최적의 상태였다. 

이는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연쇄적 재앙들이었다. 아홉째 재앙과 열 번째 재앙인 이집트를 뒤덮은 흑암과 장자의 죽음도 이와 연관해서 설명할 수 있을까?

 



아홉째 재앙은 흑암 재앙, 그리고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 사람들의 장자들과 가축들의 초태생들의 집단적 죽음이다.

<이집트 10가지 재앙의 비밀> 시로 트레비사나토 지음, 김회권 옮김, 새물결플러스
아홉째 재앙이 화산 폭발로 생긴 화산 기둥에 따른 것이었다. 화산 기둥은 치명적이었다. 그 안에는 재와 가스가 들어 있고, 독성이 아주 강한 화산재가 입과 코 안으로 들어온다면 질식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쟁점이 있다. 화산 폭발에 의한 것이었다면 재앙 초기에 일어났어야 했는데, <출애굽기>는 이 재앙이 아홉 번째로 일어난 거라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이렇다.
그것은 두 차례의 화산 폭발을 함의하는 것이기도 하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똑같은 화산이 두 단계에 걸쳐 폭발했다. 아직 폭발을 종료하지 않은 화산이 완전히 폭발하기 전에 잠시 휴지기를 가졌던 것으로 추청된다. 이것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런데 실제로 화산 폭발이 이렇게 일어날 수 있다. 아무 화산학자에게나 물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재앙들이 일어난 후 히브리인들은 이집트를 떠났다. 낮에는 구름 기둥 같은 것을, 밤에는 불기능 같은 것을 따랐다. 이렇게 묘사될 수 있는 유일한 자연적 현상은 화산 활동뿐이다.

열 번째 재앙은 인간, 소, 그리고 다른 동물들을 쳤다. 이것은 인신 희생제사로 인한 것이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아홉째 재앙을 통해, 화산 구름과 비슷한 어둠이 또다시 나일 강 삼각주 지역을 덮치자, 거주민들은 신들이 자기들에게 품은 분노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고대인들이 희생제사를 통해 신들의 자애로운 호의를 기대했음은 여러 기록과 고고학적 자료로 밝혀졌다.

그들은 가축들의 초태생과 그들 자신의 처음 난 자녀를 죽여 신들에게 제물로 바쳤던 것이다. 히브리인들도 신에게 인신 희생제물까지 바칠 생각을 하며 광야로 나섰지만, 레위인들을 따로 뽑아 바침으로써 그 고통을 면제받았다. 이렇게 히브리인들은 이집트를 탈출했다.

“열 가지 재앙은 사실상 연쇄적으로 일어난 사건들이었으며, 물리화학적, 기상학적 대격변 사태였다”

이외에도 저자는 어떤 화산이 폭발했는지를 밝히고, 출애굽에 대한 이집트 자료들을 통해 화산 폭발로 인한 재앙이었음을 주장한다. 이 재앙들은 주전 1602-1600년 중기 청동기시대 에게 해의 산토리니라는 섬에서 일어난 엄청난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일으킨 사건이었음을 증명해낸다.

물론 이 모든 재앙의 ‘배후’에 하나님이 있었다. 그는 히브리 노예들을 이집트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뚜렷하게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화산 폭발, 대지진, 쓰나미 등은 오늘날에도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연이은 재앙에도 그 배후를 밝혀내지 못하는 우리는, 이집트 파라오의 모습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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