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인들을 위한 로날드 사이더의 특강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 ‘복음주의 정치 스캔들’ 등을 펴낸 로날드 사이더(Ronald J. Sider) 교수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특별히 한국의 교인들을 위해 ‘말씀과 행동 함께하기’라는 강의를 준비했다. 말씀과 행동이 일치했던 예수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개인에게 한정되어 버린 ‘구원’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01. 구원은 하늘나라로 가는 편도 티켓?


사이더 교수에 따르면, 개인주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왜곡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오로지 나와 하나님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로 축소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의하면, 구원은 하늘나라를 위해 영혼을 준비시키는 것 이상의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구원은 하늘나라로 가는 편도 티켓 그 이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구원은 성령이 개인들을 거룩하게 하고 변화시키기 시작하는 방식을 포함합니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구속 받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포함하지요. 삭개오 이야기는 구원이 단지 개인적인 관계 그 이상임을 잘 보여줍니다. 삭개오는 예수님을 만나 거액의 돈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고, 구원이 이르렀다고 논평하셨습니다. 구원은 남자와 여자, 부자와 빈자, 유대인과 이방인, 주인과 종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포함하는 것이죠.”


02. 비성경적인 종말론

미국의 유명한 어느 복음전도자는 이 세상을 가라앉고 있는 원양 정기선에 비유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조그만 구조선을 주셨고, 배가 가라앉기 전에 침몰하는 그 배로부터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 땅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이고, 많은 이들이 이런 비유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더 교수는 이것을 “비성경적인 그림”이라고 일축한다.

“세상은 멸망할 운명에 처한 침몰하는 원양 정기선이 아닙니다. 세상은 우리 죄에 의해 망가진 하나님의 선한 피조물이고, 창조주께서 의도하신 영광과 화려함으로 회복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실 때, 천국 복음을 전하는 동시에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쳤듯이 구원은 ‘이 세상의 회복’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구원이 단지 개인적이라면, 침몰하는 배에서 최대한 많은 영혼을 구하기 위해 모든 힘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리스도의 몸 안에 있는 신자들이 우리의 사회적 관계들을 변화시키고, 신음하는 피조물들을 회복시킨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지금처럼 이 세상을 피하고자 하지 않겠죠. 오히려 예수가 가져오실 완전한 변혁의 표시로서, 지금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할 겁니다.”


03. 총체적 복음을 향하여

사이더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구원에 대한 폭넓은 적용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개인적인 수준으로 전도하는 동시에, 그들이 살고 있는 악한 사회적인 구조들을 변화시킴으로써, 이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실화를 소개했다.

“비네이와 콜린이라는 제 친구들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인도 그리스도인으로 인도에서 자랐습니다. 비네이는 박사 공부를 마쳤고, 매우 큰 교회의 목사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했지만, 그들은 어느 순간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곧 가난한 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 그러다 많은 가난한 가정들이 돈이 너무나 절실해, 딸들을 매춘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집을 만들었다. 소액 융자를 돕고, 자영업을 돕는 등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라라는 젊은 여인이 찾아왔어요. 2만 5천 명의 매춘부를 관리하는 리더였지요. 경찰들도 두려워하는 그녀를 콜린은 끌어안으며 환영했습니다. 1년 6개월이 흘렀고, 로라는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성령께서 한 일이었지요.”

그러나 영향력 있는 그녀가 개종을 한다면 현장에서 종교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비네아는 이슬람교 종교지도자를 찾아가 말했다. “그녀가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도록 그녀를 설득해 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이슬람교 종교지도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로라의 뜻은 확고했다. 결국, 이슬람교 종교지도자가 그의 개종을 인정해, 종교 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이더 교수는 로라가 개종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복음 선포를 들어서, 그 작은 교회를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회적, 경제적 필요를 돌보는 그 놀라운 방식과 마음을 보았기 때문에 온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복음을 전하는 동시에 행동으로도 사랑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진설명) 로날드 사이더 교수가 제4회 언더우드 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해 ‘참된 제자도’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사진=김승범 기자)

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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