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정 돕는 젊은이들, 고신대 '사랑의 향기'


“키워줄 부모가 없어서 버려진 고아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안아줘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믿음의 가정에서 입양을 해서, 아이를 믿음으로 키우면, 곧 그게 한 영혼을 살리는 일이 아니냐는 말씀이었습니다.”

 



 


5월 11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는 6회째를 맞은 ‘입양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건물밖에는 오늘이 입양의 날인지 모르는 이들이 더 많았지만, 행사장 안은 축제분위기였다. ‘입양의 꽃씨가 세상을 가득 채우다’라는 표어처럼 입양부모와 아동들은 그 축제를 즐겼다. 꽤 많은 기자가 그들의 행복한 웃음을 담기 위해 분주하게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마이크를 잡은 어떤 이는 “이런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관심을 좀 가져 달라”고 핵심을 찔렀다. 장내는 잠시 숙연해졌고, 카메라 플래시도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곳곳에서 펑펑 터진다.

매년 대략 10,000명의 아이들이 버려진단다. 이들 중 4분의 1만이 국내와 국외에 입양된다. 나머지 아이들은 위탁보호 프로그램이나 시설에 들어간다. 해마다 7,500여 명의 아이가 시설에서 부모의 따뜻한 품을 모른 채 시설에서 자라간다. 두말할 필요없이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입양의 날,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날에, 축제를 벌이며 입양을 권한다.


# 변방의 작은 동아리에서 흘러나온 향기

연예인도 나서고, 보건복지부 장관도 나섰다. 그러나 이날 가장 축하를 받은 건 정부포상 수상자들이었다. 국민훈장동백장에서부터,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됐다. 입양의 날이 없을 때부터 입양과 관련된 일을 해왔던 이들이기에 가장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여자들 가운데 유일한 ‘단체’가 눈에 띄었다. 바로 고신대학교의 ‘사랑의 향기’ 동아리였다. 동아리가 생긴 지 올해가 딱 10년째다. 학교 안에서도 변방의 작은 동아리로 남아 있었던 이들도 입양의 날이 되어서야 어깨를 폈다. 철저하게 감춰졌던, 아니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다는 9년 동안의 일들을 물었다.

- 동아리 ‘사랑의 향기’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동아리가 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고 생각하나요?
"대학에 봉사동아리가 많지만, 입양가족에 초점을 둔 최초의 동아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입양과 관련된 거의 모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도부터 시작된 동아리고요, 당시는 지금보다도 더 입양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을 때였습니다. 그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동아리가 시작되었습니다."

5월 11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는 6회째를 맞은 ‘입양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건물밖에는 오늘이 입양의 날인지 모르는 이들이 더 많았지만, 행사장 안은 축제분위기였다. ‘입양의 꽃씨가 세상을 가득 채우다’라는 표어처럼 입양부모와 아동들은 그 축제를 즐겼다. 꽤 많은 기자가 그들의 행복한 웃음을 담기 위해 분주하게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마이크를 잡은 어떤 이는 “이런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관심을 좀 가져 달라”고 핵심을 찔렀다. 장내는 잠시 숙연해졌고, 카메라 플래시도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곳곳에서 펑펑 터진다. 매년 대략 10,000명의 아이들이 버려진단다. 이들 중 4분의 1만이 국내와 국외에 입양된다. 나머지 아이들은 위탁보호 프로그램이나 시설에 들어간다. 해마다 7,500여 명의 아이가 시설에서 부모의 따뜻한 품을 모른 채 시설에서 자라간다. 두말할 필요없이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입양의 날,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날에, 축제를 벌이며 입양을 권한다. 연예인도 나서고, 보건복지부 장관도 나섰다. 그러나 이날 가장 축하를 받은 건 정부포상 수상자들이었다. 국민훈장동백장에서부터,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됐다. 입양의 날이 없을 때부터 입양과 관련된 일을 해왔던 이들이기에 가장 큰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여자들 가운데 유일한 ‘단체’가 눈에 띄었다. 바로 고신대학교의 ‘사랑의 향기’ 동아리였다. 동아리가 생긴 지 올해가 딱 10년째다. 학교 안에서도 변방의 작은 동아리로 남아 있었던 이들도 입양의 날이 되어서야 어깨를 폈다. 철저하게 감춰졌던, 아니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다는 9년 동안의 일들을 물었다. "대학에 봉사동아리가 많지만, 입양가족에 초점을 둔 최초의 동아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입양과 관련된 거의 모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도부터 시작된 동아리고요, 당시는 지금보다도 더 입양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을 때였습니다. 그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동아리가 시작되었습니다."

- 입양 가족들을 대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입양 부모들을 위한 특강이 열릴 때는, 그동안 아이들을 돌봐주기도 해요.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입양가족과 동아리 회원들과의 ‘1대 1 멘토링’입니다. 입양을 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맞벌이해야 하는 부모님을 위해 자녀들을 돌봐주는 거지요.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함께 나들이를 가기도 합니다. 1박 2일로 입양가정을 위한 캠프를 열고요.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받는 때도 잦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해도 나중에는 먼저 안기면서 아는 척을 해주거든요. 동아리 학생들 모두 아이들이 보여주는 미소 때문에, 탈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먼저 손을 잡고 끌고 가면서, 자기가 놀던 곳으로 데려가는 아이들을 잊지 못하죠. 작은 우리 동아리를 이끌어 온 힘은 아이들이었던 것 같아요."

- 동아리 활동에 특별히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있다면요?
"동아리 지도교수님이신 김향은 교수님은 시작할 때부터 쭉 함께 해주셨습니다. 입양에 대해서 오랜 시간 연구하신 분이라서,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입양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들을 바로잡아 주십니다. 우리의 봉사활동에 ‘전문성’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입니다.
학교 채플시간에 부산호산나교회 황수섭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동아리에 들어오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키워줄 부모가 없어서 버려진 고아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안아줘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믿음의 가정에서 입양을 해서, 아이를 믿음으로 키우면, 곧 그게 한 영혼을 살리는 일이 아니냐는 말씀이었습니다."

입양의 날 기념행사가 막바지에 왔다. 마지막 순서는 ‘사랑의 씨앗 퍼포먼스’였다. 천장에 매달려 있던 수천 개의 풍선이 쏟아져 내린다. 사랑의 씨앗이었다. 풍선을 큰 자루에 담아 큰 기둥을 만든다. 입양의 꽃씨가 세상을 가득 채우는 소망을 담은 퍼포먼스였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풍선 기둥이 잘 서지 못한다. 아직은 꽃씨가 모자란 탓이다. 수십 개의 풍선을 더 넣으니 그때야 겨우 일어선다.

그리고 ‘사랑의 향기’ 학생들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나중에 입양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손성덕 전 회장이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졸업한 선배들 중에서도 입양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 우리 동아리에서 나온 말인데요. 지금은 입양가정모임에 나가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10년 뒤에는 각자가 최소한 한 명의 아이를 입양해서 ‘사랑의 향기’ 입양가족모임을 하면 좋겠다고요.”

입양의 날이 없어지고, 입양의 꽃씨가 꽃을 피우는 날, 그 꽃에서는 이들에게서 풍겼던 ‘사랑의 향기’가 나지 않을까.

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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