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의 '땡큐' 에세이



우리 집에서 내 별명은 ‘괜찮아!’다.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괜찮아!”라고 해서 그렇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살아오면서 그리 큰 어려운 일은 없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지만 살면서 순간순간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그때마다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던 열쇠는 바로 “괜찮아!”였다.

내가 어려운 순간마다 “괜찮아!”라는 카드를 내놓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괜찮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걱정하고 염려하고 근심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 잠을 자지 말고 열심히 걱정하고 염려하고 근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면 ‘엎질러진 물’에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컵이나 안 깨졌는지 살펴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소를 잃었다면 잃어버린 소에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고장 난 외양간이나 고쳐야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긍정적 결과를 확신하기 때문이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야구경기의 결과를 본 사람은 재방송을 보면서 결코 마음을 졸이지 않는다. 승리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인생의 화려한 9회말을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눈앞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괜찮아!”라는 히든카드를 감히 꺼내는 것이다.

물론 지나친 낙관은 균형감각을 잃게 해 판단을 그르칠 수도 있다. 나아가 본질적인 문제를 덮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난 일에 대한 후회는 이미 지난 일에 집착하느라 현실을 잘못 보게 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상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대학생들이 자꾸 목숨을 끊어 걱정이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그렇지만 세상에는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겪으면서도 자신을 지켜내는 인간 승리자들이 적지 않다. 목숨을 가리키는 ‘생명’(生命)이란 말은 ‘살라’는 명령이다. 젊은이들이여! 최선의 목표가 안 되면 차선의 목표를 잡아라. 너무 힘들면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라! “괜찮아!” 하면서 말이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