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의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

 

선배님은 성대에 이상이 생겨 진찰을 받았는데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습니다. 당장 수술을 하여 성대에 생긴 혹을 제거해야 하며, 이후 성대를 써서 또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33년 동안 찬양사역자로 살아오신 한 선배님이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대개는 선교사로 파송을 받은 뒤 사역을 하게 되지만 선배님은 선교사로 살아오다가 이제야 파송을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축가라 해야 할까? 특송이라 해야 할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특별하기도 하고 축하할 일이기도 하여 ‘특별한 축가’라 이름을 붙이고 트럼펫 연주를 곁들인 노래로 축복했습니다.

2년 전 선배님은 성대에 이상이 생겨 진찰을 받았는데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습니다. 당장 수술을 하여 성대에 생긴 혹을 제거해야 하며, 이후 성대를 써서 또 노래를 부르면 목소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에게, 게다가 노래로 사역하는 사람에게 노래를 하지 말라는 의사의 진단은 천사의 날개를 꺾는 것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선배님은 곧 수술에 들어갔고, 이후 암흑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아무도,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침묵으로 일관하셨지요. 선배님은 그저 입을 닫은 채 눈물로 부르짖었습니다. 별 없는 하늘, 길 없는 밤에 캄캄한 절벽에 홀로 선 듯 보였습니다. 얼마나 간절하였을까요.

참회의 시간이었습니다.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지난날의 온갖 죄들이 하나하나 기억났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자 절망적인 시간이 놀라운 은총의 시간으로 환해졌습니다. 노래하는 삶이 아니라, 삶이 노래가 되기를 원하신 하나님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텅 빈 채 하나님께 나아가자 그분은 한없는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새 노래가 되어 살아가고자 했던 선배님을 생각하며 간디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한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간디를 찾아와 부탁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설탕이 든 음식에 빠져 있으니 그것을 먹지 말라고 해주십시오.” 간디는 우선 그러겠다고 대답한 뒤 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여인은 시키는 대로 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왔더니 그제야 아이에게 설탕 든 음식을 끊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 거죠.

여인은 왜 일주일 전에 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금에서야 그렇게 말하는지 궁금하여 물어봤겠지요. 간디의 대답이 감동적입니다. “부인, 그때는 그 일이 제가 할 수 있는지 잘 몰랐거든요. 나 자신도 못하는 걸 아이에게 명령할 수야 없지요.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의 변화 자체가 되어야 하니까요.”

우리가 바라는 세상의 변화 자체가 되어 살아야 하는 것, 그것은 주님이 말씀으로 이 땅을 살아내신 것과 다르지 않겠지요. 또 새 노래로 살겠다는 선배님의 다짐과도 같구요. 다행이었던 건 선배님의 성대도 완전히 회복되어 예전보다 더 튼튼한 소리로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앨범이 그 후 두 장이나 나왔거든요.

그런 선배님을 보면서 삶이 더 아름다운 새 노래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날마다 구원의 역사가 더해지는 새날이 열릴 것을 기도했습니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 많은 사람이 보고 두려워하여  여호와를 의지하리로다.
-시편 40:1~3

그동안 선배님은 가난하고 목마른 땅으로 가서 우물을 파주고, 정글이나 밀림으로 가서 태양전지로 빛을 선사하였습니다. 그들과 교회를 세우기도 했고, 배고픈 북녘 땅을 생각하며 중국에서 국수공장과 빵공장 사역을 하는 선교단체를 지원했습니다. ‘나눔선교회’라는 이름으로 열방의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나누고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 한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새 노래가 될 수 있구나, 생각하며 그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또 새 노래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선배님의 사역에 저도 미력이나마 보태어볼 요량입니다. 선배님을 위한 콘서트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이지만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복을 누릴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콘서트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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