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방을 둘러보십시오. 방을 채우거나 장식하는 물건들 중에 혹시 당신을 사로잡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가령 그림 한 점이 있어서 그 그림에 쏟아 부은 화가의 창조적인 기운을 당신이 느낌으로써 그 영감을 당신의 삶 속으로 가져오게 만드는, 그런 그림이 있나요? 혹 작은 도자기 접시 하나에서 그런 영감을 느끼거나, 창가의 화분 하나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나요?

누군가는 화장대에 휴가 때 가끔 가는 지역의 지도를 붙여둔답니다. 그곳이 그의 일과 책임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장소이기 때문이지요. 그곳에서 느낀 자연의 향이 자신을 감싸고 위로함으로써 자신이 단순히 도시의 일벌이 아니라 우주의 일원임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군요. 하여 그는 매일 일어나고 잠들 때 지도를 보면서 자기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좋은 공간을 갖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여 넓거나 화려한 것을 추구하지만, 이런 세태를 따를 필요는 없지요. 가장 아름다운 공간은 바로 나에게 영감을 가져다주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사라 수산카 같은 건축가는 건축가의 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건축가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자신이 과연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를 더 잘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렌즈를 만드는 일이다.”

아름다운 공간이란 그런 점에서 일상을 보다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줄 무언가를 가진 공간인 셈입니다. 그 공간이 곧 사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동행>을 만들 때 우리에게는 이런 꿈이 있습니다. 글 한 꼭지가 한 사람의 마음이 깃들어 사는 공간을 따뜻한 영감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면…. 그런 바람입니다. 사람들은 갈수록 문자를 멀리하며, 인쇄물을 멀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독자들의 가슴에 숨어 있던 추억이 소름 돋듯 일어나고, 저편에서 잠들어 있던 양심이 기지개를 켜며, 먼지로 켜켜이 쌓였던 하늘의 소리가 폴폴 새 소리를 내어준다면…. 우리의 꿈입니다.

우리는 그 힘을 아름다움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어떤 거짓이라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는 진리를 믿습니다. 진실만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그 진실이 가져다줄 고통 때문에 괴로워하더라도 그렇습니다. 독자들의 공간 어느 곳에 <아름다운동행>의 이런 꿈이 자리해 주기를 바랍니다. 혹 당신을 바꾸어 갈 아름다움이 거기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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