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아픔이 있는 곳에 내 손과 발, 마음을 드리기로…. 함께 사역하는 벗들과 의논을 한 후 우리는 작을 일을 크게 하기로 결심하고, ‘Think Japan’이라는 타이틀로 사흘 동안의 일본 피해 돕기 모금 공연을 감히 열었습니다.


대지진, 쓰나미, 원전 폭발, 방사능 유출…, 기억 속의 <일본침몰>이라는 영화가 현실로 일어나는 듯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명피해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쓴 짧은 글이 느닷없이 떠올랐습니다.


바다에 비가 내립니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말합니다.
하나님의 바다에
빗방울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하나님 말씀하십니다.
“아! 비에 젖었다.”


한 방울 빗물 같은 믿음들이 하나님의 바다에 떨어지는 환상을 본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그 빗방울처럼 작고 보잘것없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작은 믿음에도 흠뻑 젖었습니다. 하여 마음을 먹습니다. 아버지의 아픔이 있는 곳에 내 손과 발, 마음을 드리기로…. 함께 사역하는 벗들과 의논을 한 후 우리는 작을 일을 크게 하기로 결심하고, ‘Think Japan’이라는 타이틀로 사흘 동안의 일본 피해 돕기 모금 공연을 감히 열었습니다.
하덕규 씨의 노래 ‘좋은 나라’를 부르며 저의 마음을 노래에 담았습니다.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곳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을 까맣게 잊고
다시 인사할지도 몰라요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그 푸른 강가에서 만난다면
서로 하고프던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냥 마주 보고 좋아서 웃기만 할 거예요

그 고운 무지개 속 물방울들처럼 행복한 거기로 들어가
아무 눈물 없이 슬픈 헤아림도 없이
그렇게 만날 수 있다면 있다면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푸른 동산에서 만난다면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들을 까맣게 잊고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은 참 다양합니다. 그러나 그리던 천상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품지 못할 것이 무엇일까요. 천상의 그 마음을 지상의 지금으로 끌어내려 품고 사는 것, 그것이 선이고 믿음이고 신앙이 아닐까 생각하였습니다. 콘서트가 끝난 뒤 짧은 강연순서로 ‘기쁨지기 김현호 님의 러브스토리’ 코너가 이어졌고, 자리를 함께한 모든 벗님들의 생각 나눔도 펼쳐졌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신선하고도 향기로웠습니다. 향긋한 브로니아 꽃을 안고 우리 카페에 처음 오신 박귀옥 전도사님은 당신의 생각을 한편의 시처럼 전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착한 사람들
맑은 사람들
그 속에 나 있음이
기쁨이어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고백 같아 따뜻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런 풍경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아픔에 착하게 동참해 보자고 모인 사람들, 그 속에 나 있음이 기쁨이지요. 그렇게 첫날의 막이 내리고 둘째 날 ‘히엘 미션콰이어’의 순수한 찬양 무대와 안중덕 목사님의 “Peace story”가 이어졌고, 마지막 날에는 김양현 목사님의 ‘하울 아빠의 움직이는 영화관’과, 고석기 님의 희망콘서트가 펼쳐졌습니다. 희망콘서트의 마지막 곡은 ‘주만 바라볼찌라’였습니다. 고석기 님은 무릎을 꿇고 눈물 흘리며 마지막 곡을 불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어두움의 밝은 빛을 비쳐주시고 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찌라.


사흘간의 모금행사가 끝나가는 시각. 우리에게 낯익은 전도사님 한 분이 두툼한 봉투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 손때가 묻은 봉투의 입구는 떨어질 듯 너덜너덜했습니다. 봉투에는 만 원짜리 지폐에서 10원짜리 동전까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그 돈을 모금한 분들을 저는 잘 압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삶을 포기하고 노숙하던 분들입니다. 그들이 모여 새 삶을 꿈꾸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입니다.


도움을 받아야 할 분들이 부자나라 일본의 슬픔을 위로하겠다며 바자회를 열어 벌어들인 수익금의 전부였습니다. 공동체를 섬기는 전도사님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사흘간 ‘좋은날풍경’의 행사를 통해 모은 성금보다 더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바다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지극히 작은 믿음을 가진 이들과 지극히 낮고 가난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바다에 보탠 빗방울입니다. 우리는 기도합니다. 믿음이 기적보다 큰 것을 믿으며, 나누면 남는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 큰 아픔을 다 치유하기도 전에, 이웃 한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할 독도 점유의 대립각을 내세우는 그들이지만,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서도 숨은 꽃 한 송이를 피워내시리라 믿으며 마땅히 이웃이 해야 할 도리이지 싶었습니다.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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