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에겐 이 자연스러운 마우스 클릭하는 행위가 강원래 씨나 슈퍼맨 배역을 맡았던 배우처럼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된 분들에게는 평생의 소원이겠다,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마시고 내뱉는 공기가 화재현장에 있는 분들에게는 그토록 절박했던 “한 숨”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지요.

‘감사일기쓰기’ 캠페인을 시작한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감사일기라는 용어도 생소하게 느낀 분들이 많았지만, 어느새 교회와 가정, 학교에서 감사일기를 쓰는 일들이 생겨났습니다. 온라인에서도 감사일기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배포하는가 하면, 감사일기 동호회를 만들어 소소한 감사거리라도 나누고 축하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생겼습니다.

<아름다운동행> 덕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그 기쁨을 누린다는 편지가 오지만, 비단 <아름다운동행>의 수고라고 하기에는 확산의 정도가 상당해서 자화자찬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는 감사일기를 쓰며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정희 원장 이야기는 가운데 크게, 다른 것은 그 주변에 배치하면 어떨까요? ^^


◆ 김정희 원장(가브리엘의집)   

중복장애아동특수교육시설이기 때문에 사회봉사를 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봉사학점을 받기 위해 오는 학생, 자원하는 마음으로 오는 학생, 죄를 지어서 법원에서 사회봉사를 보내는 경우의 학생 등 다양한 군상들이 있지요. 저는 그들의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일기> 책을 선물하고는, 감사일기를 다섯 가지씩 찾아서 적어오게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기 때문이죠. 감사일기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큰 능력이 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는 학생이 감사일기를 쓴지 하루 만에 ‘이제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도벽이 심한 중학교 여자 학생인데,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내렸지요. 학생을 돌보던 교회학교 선생님이 우리 가브리엘의집을 소개해줘서 찾아왔더고 하더군요. 어려운 가정환경에 비관하여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살시도도 수차례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학생에게 감사일기 책을 선물하면서 감사제목을 다섯 가지 찾아서 적어오라고 시켰습니다. ‘얼마나 찾아올까’ 하며 다음날을 기다렸는데, 무려 34개의 감사제목을 적어왔습니다. 표정도 어찌 그리 밝은지 ‘전날 봤던 그 아이가 맞나’라는 의심마저 들 정도였지요. 그 학생이 이런 이야길 하더군요.

‘원장님이 진심어린 표정으로 저를 대해주셔서 저도 나름 진지하게 감사제목을 찾아봤어요. 그런데 감사제목이 이렇게 많은 것에 저도 놀랐어요. 이 세상 살아볼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하하하. 그리고 감사일기를 쓰면서 일기 쓰는 게 재미있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많이 찾아낸걸 보면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지 않나요?’
그 학생은 봉사기간이 끝난 요즘에도 가브리엘의 집을 찾아 땀 흘려 봉사하고 갑니다. 희망과 숨겨진 재능마저 발견하게 하는 감사일기, 그 학생은 감사일기를 쓴 그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김희영 집사(서문교회)

우리 집은 시간 날 때마다 가정예배를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예배를 드리며 그 날의 소소한 감사거리를 나누기도 하지요. 두 딸 에스더와 에스라는 감사일기를 쓰는데 일기를 읽어보면 아주 재미있어요. 된장국과 맛있는 반찬에 저녁 먹어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아이들이 적어놓은 감사제목을 보면 엄마로서의 자부심도 생기고 자녀 사랑도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에스더와 에스라도 감사하며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생활해서인지,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언어를 잘 사용하지 않아요. 고운 마음과 선한 언어를 사용하게 만드는 감사일기, 적극 추천합니다.

 


◆ 유경석 씨(명지대학교)

우연이었습니다. 카페에 적혀진 글을 보며 ‘나에겐 이 자연스러운 마우스 클릭하는 행위가 강원래 씨나 슈퍼맨 배역을 맡았던 배우처럼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된 분들에게는 평생의 소원이겠다,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마시고 내뱉는 공기가 화재현장에 있는 분들에게는 그토록 절박했던 “한 숨”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지요.

 

하루도 빠짐없이 감사제목을 찾아내어 열개씩 썼습니다. 감사거리가 많은 날에는 쓰기 쉬웠지만, 감사할 게 생각나지 않는 날은 ‘하루를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잠들기 직전까지 화나고 분하고 우울하고 절망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00일정도 했더니 참 많은 게 달라지더군요. 일상에서 감사함을 찾아내는 능력이 더 발달됐다고 할까요. 그리고 된 만큼 더 행복해졌습니다. 감사할 게 늘어나고 감사함을 쉽게 찾는 만큼 가족들과도 더 잘 지내고 갈등을 겪던 사람들과도 편안해졌습니다.


정리= 편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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