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당 정신 잇는 배재대학교 아펜젤러국제학부

신입생 전원에게 등록금이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외국학생들과 최신식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2학년이 되어서도 일정 성적만 넘으면 전액장학금을 받는다. 3학년 때는 영어권 대학으로 한 학기 동안 교환학생으로 파견된다. 배재대학교 아펜젤러국제학부 이야기다. 4년 전 파격적인 지원과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 학부는 이제 막 모든 학년이 꽉 찼다. 이들을 이끌고 있는 김진국 교수를 찾았다.
학부 이름에 아펜젤러 선교사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펜젤러 선교사가 125년 전에 이 땅에 가져온 하나님의 말씀과 서양의 지식을 가져온 것을, 이제는 세상에 되돌려 드리고자 함입니다. 그 역할을 우리 학부가 하려는 것입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5년 조선 땅을 밟았다. 그는 곧바로 선교회를 설립하는가 하면 배재학당을 세워 교육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당시까지 암기 위주였던 조선의 교육방식을 이해중심으로 바꾼 것은, 교육사에 있어서도 큰 공로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목사이자 교육가로 기억되는 이유이다. 한 손에는 말씀을, 또 다른 손에는 지식을 들고 활동했던 아펜젤러 선교사의 열심을 잇기 위해 아펜젤러국제학부가 탄생한 것이다.

현재 이 학부는 ‘국제비지니스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대부분 이 두 학문을 모두 배운다. 경영학과 인문학을 함께 익히고 있는 것이다. 외국 학생들과 생활하고,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앞으로 펼칠 국제활동에 언어적 장벽도 없다.
특히나 앞으로 준비해야 할 한반도의 통일을 내다보는 이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 통일을 인식합니다. 여기에 국제비지니스학이 겹쳐집니다.”
동아시아라는 큰 틀을 통해, 경영학적 관점으로 통일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한국 학생들은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한반도를 더 균형이 있게 바라보게 됐다. 민족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라는 더 큰 공동체의 안녕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교수는 또한 선교사들의 자녀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선교하느라, 자녀 교육에 고민이 많은 선교사의 고충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해외 선교사와 목회자 자녀가 여섯 명 입학했다.
특별히 김 교수는 내년을 더 기대하는 눈치다.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하나님의 뜨거운 마음을 품은 지성인”들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세상으로 뻗어 나갈 아펜젤러들을 생각하면, 전 학년이 처음으로 ‘꽉 찬’ 올 한 해가 즐겁기만 하다.

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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