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사순절에 들어야 할 메시지

우리에게 복을 주신 이유와 목적을 잊어버리고 권력과 부를 두 손에 움켜쥐고 압제자로 군림하려드는 이 시대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날리는 직격탄처럼 충격적인 내용이다. 원서 제목을 보면 더욱 그렇다. ‘Jesus Wants to Save Christians’, 곧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을 구원하고 싶어 하신다’이다.


사순절(四旬節, Lent) 기간이 시작되었다. 부활절을 준비하는 참회기간으로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 부활절 전까지 6주간 반 계속된다. 세례를 준비하는 시기이자, 참회의 기간이다. 영국성공회는 사순절 기간 금식할 것을 규정하기도 한다.

이 특별한 영적 기간을 맞으며 가까이 두어 읽기로 한 책이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이다. 미국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에 위치한 마스 힐 바이블 처치의 동역자 랍 벨(Rob Bell)과 던 골든(Don Golden)이 썼는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신 이유와 목적을 잊어버리고 권력과 부를 두 손에 움켜쥐고 압제자로 군림하려드는 이 시대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날리는 직격탄처럼 충격적인 내용이다. 원서 제목을 보면 더욱 그렇다. ‘Jesus Wants to Save Christians’, 곧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을 구원하고 싶어 하신다’이다.

제국의 폭력에 희생된 예수를 떠올려야 하는 교회가 그 제국의 편에 서서 폭력의 제도화에 대해 지지하거나 침묵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이 어찌하여 이 머나먼 곳 ‘에덴의 동쪽’에 처했는지를 성경 해석을 통해 일깨운다. 한국어판의 제목이 된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는 메시지는 바로 두 사람이 던지는 성찰의 정점이다.


슬픈 이스라엘의 절규가 하늘에 닿아 역사를 시작했다는 사실, 그 절규를 무시하고 외면한 파라오와 권력의 오만함, 절규에 귀 기울이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의 마음을 갖는 일이며 그 마음이 곧 겸손인 것을….

참회와 부활에의 참여. 요즘만큼 그 중요함이 절절할 때가 없었지 싶다. 적어도 내게는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결코 녹록치 않다. 아모스의 격노한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시끄러운 너의 노랫소리를 나의 앞에서 집어 치워라. 너의 거문고 소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

교회는, 아니 인류는 실패와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실패와 악행 가운데서도 ‘나’를 발견한다. 나는 공간과 시간을 넘나들며 역사의 바이러스처럼 죄를 먹으며 생존하였는지 모른다. 랍 벨과 던 골든이 날린 직격탄이란 그러고 보면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니 나는 이제 어디로 돌아가야 할까? 둘은 말한다. 자신의 몸을 성찬으로 내어놓고 몸이 찢기고 피가 쏟아지는 것을 기꺼이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라고 촉구한다.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교회가 본래의 존재목적을 회복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이웃의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여라. 귀를 기울이는 데서 모든 하나님의 역사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박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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