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우표 100장을 동봉합니다. 주보를 보며 교회 확장을 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헌금을 하고 싶은데 이것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교도소 선교를 하면서 만난 한 청년으로부터 목사님은 편지와 우표 100장을 받았습니다. 우표를 보낸 형제는 최 군이라고 합니다. 목사님은 담장 안이라 불리는 교도소에 그 동안 <아름다운동행>과 QT잡지, 그리고 성도들의 도움으로 여러 종류의 책들을 계속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청년이 최 군입니다.
우표는 담장 안에서 소지할 수 있는 유일한 유가증권입니다. 담장 안에서는 돈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우표는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건네기도 합니다. 그러니 최 군은 자신의 영치금 2만 5,000원으로 우표를 100장을 사서 건축헌금으로 보낸 것입니다. 목사님은 최 군이 처한 어려운 환경에서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고자 한 마음에 감사하고 대견해 했습니다. 목사님은 그 우표 값으로 돈을 지불하여 헌금을 하고, 우표는 다시 스무 장 혹은 열 장으로 나누어 형제들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자신의 영치금으로 우표를 사서 보낸 그 형제의 마음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선한 일에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갖고도 어찌 할 수 없는 좌절감이 그를 짓눌렀으리라 생각하면 안타까움에 함께 몸서리 쳐집니다. 그렇지요, 선한 마음을 가졌음에도 그 마음을 현실로 일으켜 세울 수 없을 때 우리는 더욱 무너져 내림을 맛보게 되니까요. 그러나 형제는 자신의 방식으로 두 렙돈을 드린 셈이지요. 편지로 마음을 전하더라도 충분하다, 자위하며 앉을 수 있겠지만 형제는 사람들이 보기에 보잘것없고도 생뚱맞은 방식을 행한 것이지요. 사람들에게 묻혀버릴 그런 행동들이야말로 실은 하나님을 움직이는 지렛대가 되었음을 우리는 성경을 통해, 교회역사를 통해 거듭 보아왔습니다. 그 보잘것없고도 생뚱맞아 보이는 세계가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방식이었으니까요. 그 방식을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그것이 십자가의 도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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